어둑어둑한 바다를 보러 갔다
하지만 바다는 없었다
없는 바다와
반짝이는 불빛만 가득했다
욕구를 참는 것보다 욕구를 뱉는 것이 더 쉽다고
없는 바다를 거닐며 생각했다
소유욕과 소유할 수 없는 모든 것들에 대하여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바다를 원했다
다시 어딘가로 향했다
'너랑은 그만큼만'
천천히 단추를 풀고
썰물이 지나간 자리를 바라봤다
하나의 불행과
두 개의 행복이
교차하면
불꽃처럼 흩어졌다
'나는 아무것도 원하지 않아요'
보고 싶다는 말도 소용없는 바다에
바다와 그리고 바다와
지워지지 않는 달이
특별하지 않은 밤을
가만히 내려다보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