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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아 Sep 19. 2022

삽교천 유원지

어둑어둑한 바다를 보러 갔다

하지만 바다는 없었다

없는 바다와

반짝이는 불빛만 가득했다


욕구를 참는 것보다 욕구를 뱉는 것이 더 쉽다고

없는 바다를 거닐며 생각했다

소유욕과 소유할 수 없는 모든 것들에 대하여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바다를 원했다

다시 어딘가로 향했다


'너랑은 그만큼만'

천천히 단추를 풀고

썰물이 지나간 자리를 바라봤다

하나의 불행과

두 개의 행복이

교차하면

불꽃처럼 흩어졌다

 

'나는 아무것도 원하지 않아요'

보고 싶다는 말도 소용없는 바다에

바다와 그리고 바다와

지워지지 않는 달이

특별하지 않은 밤을

가만히 내려다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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