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0도 돌면 다른 세상이다 새끼야'
비가 들이치는 창가에 서면
세로로 들이치는 비참함이
타닥타닥
수학여행의 마지막 밤처럼
칠흑 같은 밤이 있었을까
문틈 사이로 보인 다리가
와다다닥
90도만 더 움직이면 더 예쁠 화분 곁에 서서
가만히 담배 연기를 내뿜는다
살인을 말해 본 적이 있는 시간이 오면
후다다닥
'너는 너무 삐딱해'
그물처럼 펼쳐진 나뭇잎 사이 비집고 들어온 햇볕 때문에
찌푸려진 눈살을 펴고 싶을 때
파다다닥
싱글몰트 위스키의 라벨이 비뚤어져 있는 것처럼 보일 때
끝없이 술잔을 45도로 기울이면
숨은 날개가 보이지 않는다
푸다다닥
'염병하지 마. 똑바로 서 이 새끼야'
여름의 한가운데 놓인 탁자처럼
거무죽죽하게 죽은 얼굴들이 떠오른다
꼴까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