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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아 Oct 27. 2022

45도의 삶

'180도 돌면 다른 세상이다 새끼야'

비가 들이치는 창가에 서면

세로로 들이치는 비참함이

타닥타닥


수학여행의 마지막 밤처럼

칠흑 같은 밤이 있었을까

문틈 사이로 보인 다리가

와다다닥


90도만 더 움직이면 더 예쁠 화분 곁에 서서

가만히 담배 연기를 내뿜는다

살인을 말해 본 적이 있는 시간이 오면

후다다닥


'너는 너무 삐딱해'

그물처럼 펼쳐진 나뭇잎 사이 비집고 들어온 햇볕 때문에

찌푸려진 눈살을 펴고 싶을 때

파다다닥


싱글몰트 위스키의 라벨이 비뚤어져 있는 것처럼 보일 때

끝없이 술잔을 45도로 기울이면

숨은 날개가 보이지 않는다

푸다다닥


'염병하지 마. 똑바로 서 이 새끼야'

여름의 한가운데 놓인 탁자처럼

거무죽죽하게 죽은 얼굴들이 떠오른다

꼴까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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