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달한 꿈에 젖어 행복해질 권리
네모난 상자를 들고 빵집을 나서면 설렌다. 받는 사람이 얼마나 설렐지. 내가 받을 때도 마찬가지다. 일상의 소소한 순간들 속에서 눈빛이 촉촉해지는 순간이다. 누군가에게 나의 삶을 축하받고 같은 공감대를 가질 수 있는 달콤한 도구이다. 어느 누군가에겐 생크림 가득한 칼로리 덩어리로 처치 곤란일 수도 있겠지만 말이다.
달콤한 케이크를 한 조각 베어 물면 달콤함 뒤에 텁텁함이 남지만 그래도 즐겁다. 크림을 앞니로 공격하고 나면 포근한 시트가 느껴지고 설탕의 과한 단맛에 놀래지만. 함께 먹는 우리는 미소가 번진다. 우리가 꽤나 장난스러워질 수 있는 시간. 케이크를 공수해 와서 받을 그대에게 넘기고 즐거운 반응을 함께 공유한다. 누군가는 생크림을 공략하고, 어떤 이는 남는 빵 조각을 깔끔하게 닦아내듯 먹는다. 화려한 케이크를 바라보며 잠시 일상 속의 고민과 괴로움을 덜어내 본다. 칼로리 걱정 없는 듯 킥킥대며 케이크를 듬뿍 입 속으로 넣으며 생크림과 시트를 사르르 녹인다. 우리의 불평등들도 답답함도 이렇게 케이크처럼 사르르 녹아내릴 수 있으면 좋겠는데. 화려함 속에 속았다가 발견되는 부조화의 원리와 구조의 모순에서 부딪힌다. 칼로 자를 때는 몰랐다. 하지만 균일하지 못했던 케이크. 속은 생각보다 텅 비어 내용물에 실망했던 케이크를 발견하곤 한다. 하지만 나눠 먹을 수 있음에 감사하다. 각자 마음속 파이 안에서는 서로에 대한 만족과 감사함이 같은 양일까 의문이다.
웃음 뒤에 감춰진 현실에 대한 담담한 받아들임이 반복된다. 달달한 꿈을 꾸며 일상을 살아가기에는 치열하고 속을지도 모를 관계가 펼쳐진다. 구석의 얇은 조각을 건네받으면서도 크림에 마음이 녹아 울컥하지만 삼켰다. 그럼에도 우리가 서로 축하하고 격려하고 위로해 줄 수 있다는 것이 아름답다. 그 역할을 케이크가 해낸다. 케이크를 보면 우선 웃게 되지 않는가. 그냥 웃는 것이 챔피언이라는 말을 본 것 같다. 부조리하지만 웃을 수 있는 여유를 오늘도 만들어보자. 모자란 조각을 또 나누는 사람들이 있다. 케이크는 하나지만, 나눌 사람이 있다는 것이 감사하다. 하루는 퍽퍽하지만 인생의 달콤함을 나눌 수 있는 것이 멋진 인류다. 착잡함에 쓴웃음을 짓는 것이 아니라, 이 달달한 한 모금에 위로를 받는 사람이 있다는 것에 함께 공감하고 우리 서로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