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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지개물고기 Mar 29. 2024

성실함의 가치

교실 이야기

우리 반 재훈이가 어느 쉬는 시간 

연산문제집을 가지고 나왔다.

해당 학년의 새 연산 문제집이었는데 

이제부터 하루에 몇 장씩 풀 거라고 말했다.

그리고 며칠 뒤 몇 장 푼 상태로 

다시 가져와 보여주는 것이다. 

"와, 재훈이 꾸준히 잘하고 있구나. 정말 성실하네~"라고 

칭찬해 주었더니 아이의 표정이 환해졌다.

매일 꾸준히 무언가를 한다는 것이 

사소해 보이지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알기에

그 칭찬은 그냥 하는 소리가 아니었다. 


새해가 되면 영어공부니, 운동이니 다짐이 난무하지만

얼마 가지 못하곤 하는 이유이다.

돈이 전부인 시대에 그저 성실한 것이 

무슨 대수냐고 할지도 모르지만

나는 여전히 성실함의 가치를 믿는다.

사실 돈을 버는 것도, 성공하는 것도 

'성실해야'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부동산에 능하다는 평을 듣는 우리 남편 또한 

매일 아침저녁으로 관심 지역 시세를 확인하고 

변화하는 세금 및 부동산 정책을 확인한다.

비단 부동산뿐 아니라 기술을 연마하는 것, 

공부, 운동 등 모든 것에

해당된다고 생각한다. 

물론 타고난 재능과 운, 선천적 능력차이는 

신이 아닌 이상 어쩔 도리가 없다.

세상이 불공평하다고 불평만 하며 

인생을 허비하기엔 너무 아깝지 않은가.


난 어른이 되었지만

성실한 아이를 보면 절로 본받아야겠다는 마음이 든다.

어쩌면 나와의 싸움에서 매번 승리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게으름과 싸우고, 타협과 싸우고, 

'오늘만'의 굴레에서 벗어나는 일이기 때문이다.

재훈이는 또 다른 날

다른 문제집을 들고 와서 자신의 일일 플랜을 공언했다.

성실함의 뿌리가 단단해지기를.

작은 싹이 풍성한 잎이 되고

열매를 맺기를.

 


*이름은 가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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