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실이야기
교실에서 교사는 아이가 주는 캔커피 하나도
돌려보내는 시대이다.
하지만 여전히 교실에서는 크고 작은 마음이 오가는데
이를테면 클레이로 만든 장미꽃 같은 것들이다.
수연이는 쉬는 시간에 장미꽃 세 송이를 주었다.
작은 손으로 장미꽃잎을 한 장씩 정성껏 포개는 모습을
상상하니 마음이 몽글몽글해졌다.
인터넷상 부모님 생신 선물,
결혼기념일 선물 등을 묻는 질문에
많이 달리는 답글 중 하나가 '현금'이다.
뭐니 뭐니 해도 현금이 최고라는 것.
현금은 교환가치를 가지는 것이니
상대의 취향과 상관없이
마음을 표현하는 수단이다.
하지만 나는 종종 현금 없이도
마음과 정성을 느낄 수 있는
선물을 받는다.
아무 대가도 부담도 없는
순도 백 프로짜리다.
책상 모니터 받침대에는
향기 없는 장미 세 송이가 놓여있다.
나름 이 장미에도 받는 사람의 취향이 반영되어 있다.
"선생님, 무슨 색 장미 좋아해요?"라고
물어봐주었으니까 말이다.
아이들이 주는 선물은
교환가치는 0이지만
선물가치는 100이다.
*이름은 가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