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무지개물고기 Apr 01. 2024

시인이 되겠다는 마음

교실이야기

아이들의 장래희망은 수시로 바뀐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장래희망으로 적는 것들은

아주 무의미하지 않다.

부모님이 원해서, 익숙한 직업이라서

자기가 좋아하거나 잘하는 것과 관련돼서

혹은 돈을 많이 버니까 등등

나름의 이유가 존재한다.


연서는 미술시간 자기소개 활동지에

장래희망을 시인이라 적었다.

약사, 의사, 유튜버, 화가, 과학자,

검사, 요리사 등

지금껏 다양한 장래희망을 보았지만

‘시인'을 적은 학생은 연서가 처음이다.

'작가'까진 보았지만 말이다.

고학년이 되면 유튜버나

돈 많은 백수, 혹은 건물주와 같은

장래희망도 드문드문 보인다.



요즘 같은 시대에

시를 쓰는 사람이 되겠다니.

시를 쓰는 사람이 되겠다고

적을 수 있는 용기와 낭만이 부러웠다.

나도 한때 시를 쓰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하지만 직업은 될 수 없었고

많은 사람들이 읽을 만큼

멋진 시도 짓지 못했다.

그래도 그냥 시를 쓰는 사람 정도는

될 수 있었다.


아이들에게 장래희망은 직업이 아니라고

말하곤 한다.

하나의 직업으로 평생을 사는 그런 시대가

이미 아닐뿐더러

앞으로는 더더욱 그럴 것이기 때문이며

직업 따로 자신의 꿈을 이루는 것 따로 또한

가능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직업과 자신의 꿈의 방향이 한길이라면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할 테지만

그런 복을 모두가 누리는 것은 아니다.


연서가 시인이 되지 않더라도

시인의 마음과 시인의 눈으로

자신의 인생을

한 편의 시처럼 살아내기를

바라본다.

작가의 이전글 클레이로 만든 장미는 받아도 될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