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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한번

by 무지개물고기

너의 보드라운 볼에 코를 비비고

볼록한 손등에 키스를 하고 싶다

네가 만약 살아있다면


너는 너무 일찍 떠났고

나는 너무 오래 남았다


스무 살의 너

서른 살의 너를 그려본다


젖냄새가 가시고

코 밑이 거뭇한 근사한 청년을

여자친구의 손을 잡고

발그레지는 볼을 가진


너의 꿈은 청년이었고

나의 꿈은 할머니였다


꿈속에서 흰머리의 나에게

중년의 네가 큰 소리로

엄마! 하고 부른다


엄마라는 단어가

너무 달콤해서

눈을 꼭 감았다


작은 손을 흔들며

현관문을 나서던 그날

뒤도 돌아보지 않고

잘 다녀와 말하던 그날


그날이 너와 나의

마지막인 줄 알았더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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