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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지개물고기 Nov 13. 2024

미련

너를 생각하는 마음은

거의 다 쓴 샴푸통 같았다

다 쓴 줄 알았는데

눌러보면 나오고

눌러보면 또 나왔다


다음번엔 꼭 

버려야겠다고

다짐했다

새 샴푸통을 꺼내 

옆에 두고서도

차마 너를

버리지 못했다


통 안을 들여다보면

바닥에 샴푸가 

남아있었다

샴푸통을 버리기까지

여러 날이 걸렸다


완전히 다 쓰지는 못한 채로

너에 대한 미련이 

덕지덕지 묻은 채로

시작은 알았는데

끝은 모르는 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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