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유준아 잠깐만
여기! 우유 마셔
공놀이를 하다
잠깐 쉬는 나에게
엄마 잠깐만!
냉장고로 가서
맥주 한 캔을
꺼내온다
오래 전
우유병을 건네받던 손으로
맥주캔을 건네며 씩 웃는다
문득
너는 언제 이렇게 자랐을까
코끝이 찡해진다
무의미와 무질서와 무쓸모에서 그럴 듯한 것을 찾아 헤매는 지구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