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싹 속았수다>
요즘 넷플릭스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를 정주행중이다.
극 중 '오애순'이 태풍이 몰아치는 날 잠깐 나갔다 오는 사이 막내아들 '동명'이가 엄마를 찾으러 나섰다가 죽게 된다. '오애순'은 상을 치르고 막내아들의 마지막 모습을 떠올린다.
점심을 먹던 '동명'이가 엄마 몰래 높은 곳에 있는 사탕통을 숟가락으로 밀다가 바닥에 쏟아버린다.
'오애순'은 사탕을 치우면서 사탕은 밥 다 먹고 먹으랬지하면서 '동명'이를 혼낸다.
'동명'이는 울면서 "엄마 안아줘~엄마 안아..."라고 하지만
엄마는 안아주지 않고 그저 사탕을 치울 뿐이었다.
그게 바로 '오애순'이 기억하는 막내아들과의 마지막 장면이었다.
아들이 먹던 숟가락을 가슴에 안은채 "안아줄걸. 안아줄걸.." 울먹이며 중얼거린다.
그 순간이 마지막이 될 줄 알았더라면.
쏟아진 사탕 따위는 나중에 치워도 되었겠지.
그저 울고 있는 아이의 벌린 두 팔에 가까이 다가가
꼭 안아주었을 것이다.
마지막은 가끔 이렇게 예고 없이 찾아온다.
어떤 전조도 복선도 없이.
막내아들을 잃은 어미에게 마을 어르신들은 이렇게 말해준다.
"살민 살아진다"
자식을 잃은 어미가 살아질까 싶어도
밀려드는 하루하루에 결국은 또 살아진다.
삶이랑 이토록 잔인하고 평온하다.
아침을 살아내면 저녁이 오고
평일을 살아내면 주말이 온다.
그리고 그렇게 파도처럼 밀려드는 하루를 살다가
주름이 지고 세월이 간다.
메멘토 모리.
매 순간 죽음을 기억하며 살아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