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지를 파고 싶은 이유

달다 달아

by 무지개물고기

가끔 아이들을 내 다리를 베개 삼아 모로 눕힌 채로 귀지를 파준다.


어느 날, 한참 귀지를 추적 중인데 1호가 질문을 던진다.


"엄마, 내가 왜 귀지 파는 거 좋아하는 줄 알아?"

"왜?"

"나를 바라보는 엄마의 시선이 좋아서"

(...)


평소에도 책을 읽거나 일상적인 일을 처리하면서 시선을 안 두고 건성으로 대답할 때가 있다.


그럴 때면 1호가 말한다.


"엄마, 내 눈 좀 보고 말해~"


이제 막 사랑에 빠진 연인들은 서로 눈만 바라봐도 서로를 사랑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그 사랑을 느끼기 위해 더 자주 눈을 맞춘다.

그 반대도 마찬가지다.

사랑이 식었다는 건 서로의 눈만 바라봐도 알 수 있고, 더 이상 눈을 잘 맞추지 않는다.


자신을 바라보는 따뜻한 눈빛, 공감의 말 한마디, 부드러운 포옹과 뽀뽀, 자잘 자잘 털어놓는 사소한 일상에 대한 경청... 아이들은 이런 걸 원하고 이런 걸 자양분삼아 자란다.

그리고 가끔 그 중요한 사실을 잊을 때면 어김없이 일침이 가해진다.

그러니, 다행인 일이다.




수, 금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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