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눈에는 오아시스가 있다

밥을 짓듯 시를 짓는 여자

by 무지개물고기

손톱은 슬플 때마다 자라고

발톱은 기쁠 때마다 자라서

손톱이 발톱보다

빨리 자라는 거라고

사실인지 모르지만

광신도의 맹목적 추종처럼

널 사랑하는 이유는

널 사랑하기 때문이라는

19세기 고백처럼

믿고 싶다

누구든

슬픈 시간이 더 많다는 건

목이 길어서 슬픈 기린보다

더 길게 위안이 되니까


꿈속에서 울었는데

입술을 비집고

새 나오는 소리에 놀라

잠이 깬 새벽

시계를 바라보는 슬픈 눈

그런 눈동자 한가운데에는

오아시스가 있다

속눈썹이 긴 당신의 눈

갓 태어난 아기의 눈

다투는 자식들을 보며

죽어가는 사람의 눈에도

찰랑거리며 반짝이는,

가장 슬픈 순간에

입술을 적시고 싶은,

그런 오아시스 말이야



keyword
작가의 이전글지는 계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