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장게장

육아 에세이

by 무지개물고기


꽃게가 간장 속에

반쯤 몸을 담그고 엎드려 있다

등판에 간장이 울컥울컥 쏟아질 때

꽃게는 뱃속의 알을 껴안으려고

꿈틀거리다가 더 낮게

더 바닥 쪽으로 웅크렸으리라

버둥거렸으리라 버둥거리다가

어찌할 수 없어서

살 속으로 스며드는 것을

한 때의 어스름을

꽃게는 천천히 받아들였으리라

껍질이 먹먹해지기 전에

가만히 알들에게 말했으리라

저녁이야

불 끄고 잘 시간이야


안도현의 '스며드는 것'이라는 시이다.


이 시를 읽을 때마다

마음이 몽글몽글해지곤 한다.


자식을 생각하는 부모의 마음을

잘 표현해 주는 주기 때문이다.


죽음이 다가오는 순간에도

뱃속의 알을 품으려고

버둥거리는 꽃게


죽음을 코앞에 둔 순간에도

알들에게 불 끄고 잘 시간, 저녁이라고

말해주는 꽃게


꽃게가 품고 있는 알들은

죽어가는 순간에도

참 따뜻했겠다는 생각이 든다.


부모는 자녀에게

가장 두렵고 힘든 순간에도

품어주는 존재여야 한다.


자녀가 앞이 보이지 않는

캄캄한 바다를 건너갈 때

가만히 지켜보며 빛을 밝히는

등대 같은 존재여야 한다.




이전 09화부모사랑은 공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