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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냉정과 열정사이 Oct 01. 2023

우리는 카페에 자주 출몰한다.

우리는"이상주의자"입니다/주말 오후, 노트북을 가지고 카페로 향한다.


나는 이상주의자에 관한 글을 브런치에 두 편을 올렸다. 그 글을 요약하자면, 이상주의자가 속한 그룹을 보자면, 작가타입, 창작자타입, 개발자타입, 종교, 명상가들이 이에 속하며 두 가지가 함께 포함된 경우도 흔하다.

프롤로그로 몇 달째  지겹게 잘 보고 있는, TV프로그램(일반인 연애프로)에서 보이는, 이상주의자 특징을 가진 이들을 뽑아서 써보았는데, 첫 번째 글, 작가타입에 좋아요를 예상보다 많이 받은 것으로 보아, 직관을 많이 쓰고 감정충만한 작가타입들에게(브런치 작가도 작가다!) 역시 많이 볼 수 있는 특징 같다. 


일요일 11시, 밥도 건너 띄고 세수는 하는 둥 마는 둥 하고, 고양이 10분 쓰다듬고(안 그럼 막, 울면서 보챈다)하얀색 노트북과 폰, 수첩들 바리바리 싸들고 나간다(이 정도 짐이면 백팩을 하나 살까 생각도 들만함) 동네에 이미 점찍어둔 카페가 두세 곳 있는데, 추석 때 쉬는 곳 제외하고, 가자니 프랜차이즈 두 곳은 정상 운영 중이고, 개인 바리스타 카페(제일 좋아하는 곳)는 오늘도 당당히? 휴가 중이다. 그래서 할 수 없이, 프랜차이즈 카페에 들어왔다. 내가 항상 앉는 자리는 창가 쪽이고, 큰 통창이 삼면으로 있고, 공원이 잘 보이는 나름 괜찮은 곳이다.


비 오는 날이 무수히 많았던 지난 9월, 투룸의 작은 거실이 있는 붉은 벽돌의 구축빌라에 사는, 브런치작가인"냉정과 열정사이"는(작가란 호칭이 여전히 쑥스럽지만;) 습기와 싸우며, 어쩔 수 없을 땐 제습기를 돌려 빨래를 건조했다. 주말 중 하루는 브런치에 글을 연재할 마음을 먹었지만, 한 달째 귀찮음과 이걸 왜 해야 하나 하는 자체 의문(?)을 달고, 첫 번째 글은 금요일 썼다.(삘이 충만했던 날) 두 번째 글은 수요일('나는 솔로'방송하는 날) 썼으며, 결국 이랬다 저랬다 하며, 난 요일을 강제로(누가?) 지정한 채 글을 쓰는 사람이 아니라며!! 자포자기를 하려다 일요일인 오늘! 날이 너무 화창한 것이었다. '그래! 글은 이렇게 화창한 날 카페에 가서 쓰는 법이지'! 꿀꿀한 집안에서 벗어나기로 함.


 일단 '카페란 어떤 곳인가', 일단 집 현관에 쌓인 택배박스와 며칠 고이 모아둔 버릴 재활용 쓰레기들, 안방에 넓게 펼쳐진 빨래 건조대가 일단 안 보인다. 그뿐이랴, 내겐 반려묘의 24시간(오랜 재택근무를 했던 경력으로) 반려인간을 향한 민원알람과, 수시로, 놀아 주 달라는 눈빛발사와 위층의 우당탕탕 소리도 없다. 카페는 내게 마음 편한 곳, 여유를 즐길 수 있는 곳, 글쓰기에 최적인 곳이다. 따라서 이상주의자인, 작가(창작자)들이 많이 거주하는(?) 서식처로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래! 결정했어! 일요일에 브런치 연재 글을 쓰는 거야!

호기롭게, 카페 2번에(좋아하는 순서)' 띵동'발랄하게 입장했다. 추석연휴의 이어짐으로 예상은 했지만, 오늘은 평소보다 가족단위의 사람들이 많이 모여있다.(명절얘기와 가족욕을 좀 듣긴 하겠지만, 북적대는 걸 좀만 견디자;;) 여전히 명랑한, 카페 아르바이트생의 "어서 오세요!" 활기찬 목소리, 방금 뽑아낸? 커피머신에서 고소하면서 그윽한 깊은 향이 신선한 오전 가을과 합쳐져, 내 코에 사르르르 인사한다. 그리고 이어진 매장 디퓨져 향기(이거 모지? 빨래 피죤 냄새와는 좀 다른데 하여튼 좋다)그리고 사방 통창이(우리 집엔 없는)이 밝음, 그 자체인 환한 빛!"(아, 이거지!) 드넓은 공간에 다양한 테이블, 3면 통창에 햇빛이 쏟아져 내린다.(카페 예찬론인가)


익숙한 창가자리를 향하니, 바깥에 너른 초록빛의 공원이 눈에 확 들어온다. 익숙한 주문을 하고 자리에 앉아, 잠깐 바깥 풍경을 둘러보며, 나른한 감상에 빠진다.'역시, 오길 잘했다며' 나에게 강제로 글쓰기 모드로 가기 전, 잠깐의 커피 향의 여유를 즐긴다. 물론 이 시간은 10분도 채 되지 않으며, 그 뒤엔 노트북 모니터를, 째려보며 어깨를 오르락내리락하는, 타자를 치는 긴 노동의 시간이 오겠지. 예상컨대 4시~5시까지는 이곳에 붙박이가 된 채, 어깨와 눈이 아파지는 시간을 보낼 것이다.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노동모드라니..., 연재를 꼬박꼬박 하시는, 다른 브런치작가들 존경스럽구나! 나는 얼마나 게을렀던가 쪼금, 반성도 하며..,)

괜찮다, 창밖 풍경도 바라보고 가을 일광욕을 하며, 타자를 두드리는 맛이랄까,
서서히 빠져들며 나를 잊고, 집중하는 그 맛이 있지!



그렇게 브런치 작가인 본인은, 일요일 오후를 즐기며 단꿈 같은 글쓰기의 시간을 보낸다.'과연...., '이란 생각과 많은 의문을 떨쳐버리며, 그저 나 자신에게 집중해 보는 이 시간을 사랑하고, 습관의 힘을 믿어보려 한다.

 우리는 유난히 쓸모없는 것들에 애착이 많고, 일상의 소소함을 사랑하는, 몰입하는 순간을 힐링으로 삼는' 이상주의자'이니깐..., 물론, 틈틈이 좋아요, 브런치 알림에 변태스런 '므흐흣'미소를 짓는 것도 잊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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