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산다는 것

by Baumee

혼자 산다는 것

나는 약 20년 전 독일 유학을 시작하면서부터 혼자 살기를 시작했다. 그때까지는 집에서 해주는 밥을 먹고, 세탁해주는 옷 입고, 부족한 것 있으면 집에 있는 것이 모두 내 것이었으니 갖다 썼었다. 그러나 유학을 비롯한 혼자 살기는 단순히 가족으로부터 떨어져 홀로 지낸다는 것 그 이상의 것들을 안겨주었다. 밥도 직접 해 먹고, 옷도 직접 세탁하며, 부족하거나 필요한 것 있으면 직접 사다 써야 했다. 밥을 할 때 삼층 밥을 해서 먹을 수 있는 부분만 거두어 내고 버려야 했던 적도 있고, 난생처음 김치도 만들어 먹으며 집에서 해주는 맛난 음식들을 상상했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옷 세탁하는 것도 미숙해서 세탁기 사용법부터 익히며 분리 세탁을 하지 않아 낭패를 보았던 적도 많았다.

그렇게 시작된 혼자 살기는 40대의 초반의 싱글의 삶을 살고 있는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다. 나는 혼자 살기의 플루(감기)와 같은 적응기를 혹독하게 겪었다. 더구나 어머니께서 돌아가신 지 얼마 안 된 시점이었기에 그 플루의 강도는 보통의 그것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만큼 강했다. 혼자 산다는 것은 단순히 생활의 세세한 부분을 스스로 감당해야 한다는 것 이상의 의미가 있었다. 곧, 삶의 모든 영역들 육체적인 것, 감정적인 것, 정신적인 것, 그리고 영적인 것 까지도 홀로 스스로 책임지고 사회 안에서 독립된 가구로서의 의미 있는 역할을 감당해야 한다는 것이다. 더 이상 부모님과 형제들과 어우러져 의지하며 쉽게 풀어갈 수 있었던 것들도 혼자 살 때는 다시 한번 더 생각해서 나의 입장을 정리해야 할 때도 많고, 모든 것을 타인의 도움 없이 빈틈없이 처리해야 하는 1인 독립 가구로서의 정신적 책임감까지도 있다.

그러나 비단 이러한 힘든 부분뿐만 아니라 혼자 살 때의 즐거운 점도 당연히 있다. 집안에서 타인의 눈을 의식하지 않아도 되고 일을 하거나 의사결정을 할 때 나의 의지대로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자유. 얽매이지 않음. 이것이 혼자 살 때의 장점이자 즐거운 점이라 할 수 있겠다.

나는 혼자 사는 것보다 여럿이 살을 부대끼며 사는 것이 더 좋고 건강하다고 생각한다. 사람은 본디 홀로 살기보다는 공동체를 이루어 함께 살도록 시스템화 되어있다. 함께하는 가운데 물론 의견 차이나 감정의 다름, 개인들의 입장 차이 등으로 인한 삐걱댐도 있을 수 있겠으나, 함께 함으로 삶에서 일어나는 많은 어려움과 아픔들을 보다 빨리 치유할 수 있고 힘듦을 딛고 일어나는 힘도 훨씬 빨리 얻을 수 있기에 그렇다. 기쁨과 슬픔, 행복함과 어려움 모든 것들을 함께 하면서 서로 치유하고 해결해나가는 것이 사람 사는 맛이 아닌가!

오늘도 나는 홀로 먹을 음식을 위해 혼자 장을 보고 혼자 집을 청소하고 요리를 했다. 다소 건조하고 밋밋하다. 혼자 사는 맛... 나에게는 건조, 밋밋이다. 함께하는 맛이 훨씬 맛있고 다채롭고 풍성하다.

혼자 사는 것 비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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