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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지개인간 Jun 07. 2023

굳세나 작가님을 만났다

  살면서 최애를 만나는 그런 날을 준비해 놓을 필요가 있다. 생각하지도 못한 순간, 그런 날이 오니까.






  재작년에 드로잉을 배우러 갔다가 캘리도 배운 대흘에 있는 귤다방 인스타그램에 새로운 피드가 지난 5월에 올라왔어요. 제가 아주 오래전부터 좋아하는 작가님이 제주에 오신다네요.


6월 6일 11시 굳세나 작가님과의 만남  


  어머나! 신. 청. 각!

  그런데 말이죠.


  귤다방: 그날은 마감되었어요ㅠㅠ 혹시 팬심으로 참석하시고 싶으면 이야기해 주세요.

  무지개인간: 그렇군요ㅠㅠ 다음에 기회가 생기겠죠. 말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귤다방: 아쉽지만... 마음이 바뀌면 연락 주세요.


  떠난 일에는 또 미련을 가지지 않는 성격이기에 아쉽지만 마무리하고, 내일 있을 다른 FC와 축구 경기를 위해 일찍 자기로 했어요. 축구를 시작한 후 처음으로 다른 팀과의 경기에 나갔고, 개인적인 바람인 데뷔골도 터트렸어요. (야호!)

  축구를 다녀온 날은 무척 바쁘답니다. 경기가 끝난 뒤 바로 집으로 와서 씻고 점심을 챙겨 먹은 다음 설거지까지 끝내고 출근을 해야 하니까요. 설거지는 미룰 수도 있지만 저보다 30분 먼저 집에 오는 아이가 깨끗한 집에서 편한 마음으로 쉴 수 있길 바라서 가급적 미루지 않는 편입니다. 목요일은 24시간인 하루가 참 짧아요. 게다가 그날은 몸이 더 피곤해 10시가 조금 넘었지만 전 벌써 이불속으로 들어갈 준비를 마쳤어요.


6월 6일 11시 제주 사는 분, 귤다방에서 만나요. (선착순 5인)


  자기 전 인스타그램에 들어갔더니 굳세나 작가님 피드가 가장 먼저 눈에 띄네요. 게다가 방금 올라왔어요! 선착순 5인이라니 일단 먼저 신청을 했습니다. 


  야호! 갈 수 있어요!


  좋아하고 응원하는 마음은 사람과의 인연도 끌어당기듯 이어주나 봅니다. 현충일인 어제 저는 글씨를 쓰고 꽃을 얹으며 나를 찾아보는 귀한 수업에 다녀왔어요. 

굳세나 작가님 X 귤다방 @무지개인간


간단한 그림 위에 자연을 얹고 글씨를 쓰는 굳세나입니다. 


  부러웠습니다. 한 문장으로 자신을 표현할 수 있다는 사실이요. 저는 자주 이 부분을 고민하거든요. 그래서 여전히 어떤 목적지로 가는 과정 중에 있다고 생각하면서 살고 있어요. 


  작가님의 대표적인 작품과 함께 활동 이력 그리고 작업하는 방법에 대해서도 간단하게 가르쳐주셨어요. 그리고 바로 <나에게 보내는 이야기>, 나에게 하고 싶은 말을 쓰며 꽃을 얹어보는 작업에 들어갔습니다.


    

일상 속 기쁨 @무지개인간


  '스르륵 슥슥'

  가장 먼저 쓴 문장입니다. 오늘 아침에 가장 먼저 떠오른 생각을 짧게 줄여 적었어요.


  누구든 저에게 행복하냐고 묻고 싶다면 제가 커피를 한 모금을 마신 후 물어주세요.
  그럼 '행복하다'는 대답을 들을 수 있을 것입니다.


   저는 오늘 아침에 행복하다고 느꼈어요. 모닝커피를 마시며 커피 한 잔이 주는 선물을 받은 모양입니다. 커피 예찬을 오늘의 첫 문장으로 적었지요.


스트로베리문 @무지개인간

 

  그다음으로는 6월의 보름달, 스트로베리문을 그리고 적었어요. 아직 소원을 말하지는 않았지만 주말부터 작은 변화의 시기를 지나고 있다는 생각이 자꾸 들어요. 갈피를 잡지 못하는 제 마음과 달리 가야 하는 방향을 달님은 이미 알고 앞길을 밝혀줄 것 같아요. 다정한 독자님께서는 딸기색 달님에게 소원을 말해보세요.


고백박스 by Goodsena @무지개인간


  무척 망설이며 꽃잎을 얹은 제 모습입니다. 굳세나 작가님의 굿즈라 더 완성도 있게 하고 싶었어요. 나를 어떻게 표현할 것인지가 가장 어려웠습니다. 귤다방 마당에 있는 수국, 장미, 민들레와 작가님께서 가져온 압화까지 올려 풍성한 머리숱을 표현했고요. '행복한 결심, 무지개인간'이라고 적었는데, '계속 쓸 결심, 무지개인간'이라고 쓸 걸 그랬어요.


활짝 피어나 @무지개인간


  가장 마음에 드는 작품입니다. 다른 분들이 쓰고 남은 꽃받침에 꽃잎을 그려주었어요. 또 남은 유칼립투스의 가지를 붙여 줄기를 표현했고요. 꽃잎을 잃은 꽃받침이 이제는 영원히 시들지 않는 꽃잎을 가지게 되었어요. 


활짝 피어나!


  딱 필요한 쉼표 같은 시간이었습니다. 간절히 원하고, 제가 바라는 방향을 그려볼 수 있도록 마음을 열어주는 시간이었어요. 롯데타워의 높은 전망만 바라보기보다 우선 5층까지만 가보는 것부터 시작해야겠어요. (아차, 저희 집은 3층이거든요:D) 

  그래서 매일 글을 쓰고 기록하는 일을 꾸준히 하겠다는 마음에 바퀴를 돌릴 힘을 얻었습니다.


  마지막으로 꼭 공유하고 싶은, 굳세나 작가님께서 나눠 준 가장 기억에 남는 이야기가 있어요.

  이해인 수녀님께서는 선물을 받으면 그 자리에서 자주 나눠주시거든요.
  선물을 받은 나의 기쁨을 다른 사람들과 나누고 싶어서 그렇대요.

  참 멋진 이야기죠? 나누니 더 커지는 기쁨을 알기에 제 마음에는 평화를 얹은 시간이었습니다. 글을 쓰며 다시 떠올리니 더 따뜻한 시간이고요.  어제의 힘으로 남은 한 주도 기쁘게 채울게요.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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