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의 어느 날에 잠이 오지 않아서 해보았습니다.
가끔 보이는 브런치스토리 작가님들의 프로필 사진의 고향이 여기였더라고요!
여름 방학 기간 동안에는 아무도 안 만나고 신문 기사도 대충 보며 오직 집과 일터만 순환하며 살았습니다. 일과만으로도 가진 에너지를 쓰기에 충분했던 덕에 누군가를 만나 주고받을 에너지가 없었다는 생각을 -아직은 덥지만- 곧 분다는 가을바람이 일러주는 것 같습니다. 아무튼 혼자 놀다가 심심해진 어느 여름밤에 유행하는 AI 프로필 사진을 만들어 보았습니다.
방법은 아주 간단합니다. SNOW 어플에 접속해야 'AI' 탭을 눌러 SNOW AI에 들어갑니다. 조금 내리면 AI 프로필이 보이는데 이곳을 클릭해서 셀피(셀카) 사진은 최소 10장에서 20장까지 업로드하면 됩니다. 이때 단체사진과 마스크 착용 등으로 가려진 사진, 얼굴이 아주 작게 나온 전신사진, 흑백 사진은 얼굴 인식이 되지 않아요. 그래서 다양한 각도에서 얼굴이 크게 나온 사진이 여러 장 필요합니다.
그런데 여기에서 슬픈 일이 발생합니다. 제 사진이 없네요. 5,800여 장의 사진 중에서 저만 나온 단독 사진이 겨우 10장을 맞출 정도입니다. 아이가 태어나면 사진첩을 아이의 얼굴로, 나이가 들면 사진첩을 점점 꽃과 자연으로 채워간다더니 제 사진첩도 어느 순간 제가 아니라 제가 좋아하는 것들로 채워져 있었습니다. 어렵게 10장의 사진을 찾아 업로드를 했습니다.
선택의 순간도 마주합니다. 24시간이 걸리는 AI 프로필 사진은 3,300원인데 1시간 이내(보통은 30분 이내 나오긴 하더라고요) 나오는 AI 프로필 사진은 6,600원이었습니다. AI 프로필 사진을 만들어 보는 목적은 단순한 호기심에서 비롯된 즐거움이었기에 꽤나 고민스러웠습니다. 24시간을 기다릴 것인가, 절정을 찍은 호기심을 당장 충족시킬 것인가 그것도 아니라면 포기할 것인가. 사실 두 번이나 접었습니다.
'쓸 데도 없는데...'
맞아요. 지금 저는 별 거 아닌 일에 몇 날 며칠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그러다 갑자기 씁쓸한 마음이 들어 질러 버렸습니다. 뭐 즉흥적으로 결제를 했다는 말입니다.
6,600원이다!
네, 20분이 지나니 제 사진으로 만든 AI 프로필 사진이 완성되어 나왔습니다. 자연스럽거나 저를 닮거나 혹은 닮고 싶은 사진만 추려서 올릴까 하다가 결과물의 질을 보실 수 있도록 그냥 올려 드립니다.
처음 나온 6장의 이미지입니다. 어머나! 얼마나 놀랐게요?
AI 인간이 되고 싶은 마음이 듭니다.
메이크업 기술도 배운다면 변신이 가능할까요?
한 장씩 넘기며 자꾸 보니 느낌이 묘합니다.
눈, 코, 입 또는 귀 모양 등 제가 가진 요소들을 조합해서 자연스럽게 잘 매치했어요.
메이크업이 아니라 지금이라도 의술을 빌리면 이런 사람이 될 수 있을까, 하는 생각마저 들게 합니다.
아마도 많은 분들이 이런 기대감을 가지게 될 것 같아요.
이번에는 어떤 사진에서 가져온 것인지 제 모습이 가장 없는 듯합니다. 예를 들자면 '코'하나만 떼와서 완벽하게 예쁜 얼굴에 붙여 놓고는 '닮았다'라고 말해주는 느낌이죠. 아마도 AI 프로필이 구현한 사진이 너무 어려져서 그런 것 같습니다. 그래도 오른쪽 상단에 있는 사진은 참 마음에 듭니다.
마지막 묶음입니다. 아, 선하고 예쁘네요. AI 프로필 속 저 여성분 말입니다.
인간미를 느낄 수 없었지만 어디서 많이 본 것 같은 친근한 느낌이 듭니다. 아하! 브런치 스토리 작가님의 프로필이나 인스타그램 '인친'님의 프로필에서 본 사진의 느낌이 보입니다.
유료 서비스를 이용해 AI 프로필을 만들어 본 결과, 자기만족과 호기심 충족은 일단 만점입니다. 집에서 가장 어리고 순수한 마음을 가진 둘째가 "이 사진은 엄마를 닮았네."라고 이야기해 주었을 때는 하늘을 날듯 기쁘고 기분이 좋았고요.
"성형 수술을 해도 안 될 것 같은데?"라고 했을 때는 모두 나에게서 나온, 나를 닮은 사진이라고 우기고 싶었고요. 하지만 이 사진이 저라고 소개할 수 없을 것 같아요. 신기하게 살짝 닮은 부분이 있더라도 말입니다.
재미있는 경험이었습니다. 그러나 너무 신기하고 재미있어서 AI 베이비도 해보았다는 것은 아직은 비밀입니다. 이것도 조만간 '안 비밀'로 올릴게요. AI 베이비(2세 만들기)도 참 신기했습니다.
그래서 이 서비스를 추천하냐고요?
네! 하루에 즐거운 일이 하나만 있어도 일상이 무지갯빛으로 빛날 때가 있잖아요. 재미 삼아 한번 해보세요. 주변 사람들과 나눠 보며 이야깃거리도 되고, 그 과정에서 내가 생각하는 나의 이미지와 타인이 보는 나의 이미지를 유추해 보는 생각의 시간도 덤으로 얻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