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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지개인간 Aug 23. 2023

마흔에도 이렇게 흔들리나요?

결실의 계절은 언제 오나요

엄마, 나는 애기야.

 

  열 살 어린이의 주장은 이러합니다. 요즘 태어난 아이들의 기대 수명은 140세 정도라고 합니다. 기대 수명인140세까지 살아야 하는 인생 전체를 보았을 때 10살은 아직 아기 단계라는 것입니다. 인생 전체를 10조각보다 더 많은 14조각으로 나눴을 때 그 한 조각을 겨우 채운 것이지요.

  와, 이렇게 오래 산다니! 아이의 주장을 듣는 순간, 앞으로 얼마나 많은 경험을 하며 다양한 삶을 살게 될까 기대가 되었지요. 하고 싶은 일을 다 하고 살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급 현실로 돌아왔지요.

  "미안한데 140살까지 산다는 것은 어린 시절이 늘어난다는 것이 아니야. 할아버지로서의 삶이 길어지는 거지."


아니야, 아니야!

  아이는 고개를 저으며 방으로 들어가 버렸습니다. 더 이상 이야기를 나누고 싶지 않다는 뜻이겠죠? 우리 집 귀여운 아기라고 부르며 안아주는 쪽이 열 살 어린이에게는 더 좋았을 것 같습니다.



  거실에 혼자 앉아 있으니 건강하게, 오래 살았으면 좋겠다는 욕심이 생겼습니다. 욕심은 조금 더 커져 지금의 나이인 40대를 두, 세배 살 수 있으면 좋겠다 싶었다가 욕심이 더, 더, 더 커지자 2, 30대 중에서 골라 한 세 번의 다른 삶을 살아보면 좋겠다는 생각도 했어요. 그러다 펑! 하고 터지고 욕심으로만 남았지요.

  다시 현실로 돌아왔습니다. 정말 걱정이네요. 언제까지 벌어서 몇십 년 후의 일까지 준비해 놓아야 할까요? 도대체 얼마를 벌고 노후 자금은 얼마가 필요할까요? 대충 계산해도 40년 정도 일을 해서 80년 정도를 먹고살아야 한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걱정이 눈앞을 가리지만 긍정이 걷어내줍니다.

  '꾸준히! 꾸준히 해야 해.'

  무엇을요? 지금 하고 있는 일들을 꾸준히 하다 보면 무엇이라도 될 것이라는 예감이 듭니다. 많은 사람들이 말하는 '퍼스널 브랜딩'이 이래서 필요한 것 같아요. 관심도 없던 퍼스널 브랜딩이 털 끝에서부터 깊은 곳까지 그 중요성을 말해주는 것 같습니다. 아직은 흩어진 많은 점들을 잇는 날이 오기를 바라며 그저 꾸준히, 무엇이라도, 닥치는 대로 해봐야겠습니다. 비록 그 점들이 아주 멀리 흩어진 것 같지만 말입니다. 예를 들어 앙금플라워 케이크 디자인 자격증은 과거의 금융 기관 종사자와 10마일은 떨어져 있어 보입니다. 물론 학원장과도 마찬가지이고요.


  퍼스널 브랜딩을 고민하다 보니 또 같은 질문을 만나게 됩니다.

  '뭘 하면서 살아야 할까?'

  이제 보니 삶은 같은 질문의 반복을 통해 다양한 답을 선택하는 과정이 아닌가, 하는 성급한 오류도 해보게 됩니다. 그러게요. 지금도 일을 하고 있고, 매일 무언가를 끊임없이 하며 살면서도 '도대체' 뭘 하면서 살아야 하는지 고민하게 됩니다. 지금도 무언가를 하고 있으면서 말입니다. 누군가에게는 내면에서 올라오는 이런 질문이 삶을 성장하게 하는 지시등이 되기도 하고, 때로는 자신의 성을 더 굳건하게 지키는 한계선이 되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저는 이런 질문들이 제 삶을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동기가 되길 바라고 있어요. 그래서 제가 할 수 있는 것은 지금 주어진 것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최고의 대답이라고 여기고 있지요. 아주 조그맣게는 내일은, 커다랗게는 십 년 뒤를 무척 기대하면서 살고 있습니다. 하루를 채우면서 얇은 커튼을 하나씩 걷는 느낌으로요. 그런데 오늘따라 십 년 뒤에 제 모습이 무척 궁금하네요. 미리 만나보고 오고 싶어요. 상상을 통해 오십 대의 저를 그려 보아야겠습니다.


  마흔에도 이렇게 미래에 대한 고민이 많아요. 다들 그런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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