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죄와 벌’, ‘오만과 편견’을 읽고 있어. 그 외에 다른 책도 몇 개 읽고 있는데 동시에 여러 권 읽으니 지치지 않고 꾸준히 읽을 수 있어서 좋아. 죄와 벌은 전자책으로 한 번 읽고 집에 있는 민음사 세계문학 전집으로 다시 읽는 중이야. 살인자의 내면 묘사가 날카롭고 심리 변화가 긴장감을 주더라고. 인간이 죄를 짓는 건 타고난 악성 때문일까 아니면 사회적 영향에 의한 것일까 사회적 모순에 불만을 품고 살인을 하는 게 용서받을 수 있는 행위일까. 여러 생각을 하게 만드는 책이야. ‘오만과 편견’은 편견 없이 그냥 읽고 있어 제목은 많이 들어봤지만 내용은 잘 몰랐거든. 이 책도 사람의 심리를 들여다보는 재미가 있는 책이야. 사고의 흐름을 표현하는 대화가 재미있어. 지금 반쯤 읽었는데 끝까지 읽고 나중에 종이책으로 다시 읽어야겠어.
얼마 전에 산 필사 책은 시를 필사하고, 지은이가 쓴 시에 대한 설명이나 감상문을 읽는 책인데, 하루에 하나씩은 필사하고 있어. 글씨를 많이 안 쓰고 살다 보니 처음엔 손목도 아프고 글씨도 안 써지더라고, 그런데 몇 번 해보니 글씨가 금방 안정감을 찾았어. 꾸준히 해 보면 나만의 필체를 찾을 수 있을 것 같아. 좋은 문장을 종이에 써서 집안 여기저기 붙여 놓는 것도 좋은 것 같아. 매일 문장을 읽으며 마음에 새기다 보면 생각도 달라지고 세상을 보는 눈도 넓어지는 것 같아.
생각은 언어로 한다는 말이 있듯이. 생각의 깊이는 결국 갖고 있는 언어가 얼마나 되느냐에 따라 달라지지. 날씨가 너무 더우니 바깥 활동하기 어려운 계절이야. 이럴 땐 시원한 집에서 책을 읽고 글을 쓰면서 시간 보내는 게 가장 행복한 시간이야. 주말엔 동네에 새로 생긴 서점에 가. 주말마다 한 번은 가려고 노력하고 있어. 공간이 넓고 시원해서 편하게 책을 볼 수 있어. 서점에 오면 기분이 좋아져. 처음 보는 책을 만져 보는 느낌이 좋고. 어떤 내용인지 훑어 보는 것도 좋아. 다음에 꼭 읽어야지 하고 찜하기도 하고, 못 참고 당장 사 오는 책도 있어. 집에 읽을 책이 많으니 사는 건 참아야 해.
가끔 책 사는 건 낭비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어. 도서관에 가면 빌릴 수 있는데 말이지. 그리고 전자책으로 읽을 수 있는 책도 많고. 그래서 가끔 고민이긴 한데, 그래도 책장에 있는 책을 보면 부자가 된 것 같은 기분이 들어. 만약 내가 할 일이 없어지면 이 책들 읽으며 시간 보내야지 하는 생각도 들고. 아무튼 이번 여름엔 책을 더 많이 읽어야겠어. 글도 많이 쓰고. 하루 한 편씩은 써야지. 돈은 못 모아도 글은 모아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