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쓴다

by 혼란스러워

“우와. 축하드려요. 아니 언제 이렇게 글을 쓰셨어요. 대단하시네요.” 나의 첫 책 <내 생각의 언어들>을 최근에 나에게 많은 정신적 도움을 준 어느 분께 드렸더니 격하게 축하해 주셨다. 별 것 아니라고, 서툰 글솜씨로 짧게 쓴 글들 모은 거고 그나마 스물 다섯 꼭지밖에 안 되는 얇은 책이라고 겸양쩍게 말씀드려도 그래도 이렇게 글을 쓴다는 게 어디냐며 자기 일처럼 좋아해 주셨다.


얼마 전에 <모래성 프로젝트>라는 책 쓰기 프로그램에 참여해서 비매품으로 만든 아주 얇은 책이다. 몇 번을 읽은 글들이지만 막상 책 형태로 인쇄된 글을 읽으니 폼도 나고 달라 보였다. 경험해 보니 책을 출간하는 일이 불가능한 일은 아니었다. 누구나 꾸준히 글을 쓰면 책을 만들 수 있다. 일단 꾸준히 쓰는 게 중요하다. 내용도 중요하지만 처음엔 분량을 채워야 한다. 일단 써 놓고 고치고 줄이면 된다. 글쓰기는 근력 운동과 같다. 계속 쓰다 보면 글쓰기 근육이 생긴다.


요령과 습관이 생기면 처음보다 훨씬 쓰기 쉬워진다. 일단 무엇에 대해 쓸지만 생각해 내면 그다음부턴 생각나는 말을 무조건 써 내려가면 된다. 이번 프로그램에 참여해서 글을 쓸 때 아침 7시에 글감을 받았다. 출근하면서 그 글감에 대해 생각했다가 점심시간에 일이십 분간 글을 썼다. 글감마다 다르긴 하지만 대부분 한번 생각하면 금방 써졌다. 그 프로그램이 끝난 뒤에도 꾸준히 글을 쓰고 있다.


매일 소재를 생각하는 게 좀 힘들긴 하지만, 일상이 글감이라는 글을 인터넷 어디선가 본 뒤로 소재 발굴도 쉬워졌다. 글감이 없는 사람은 없다. 다만 그것을 글로 쓰지 않을 뿐이다. 어릴 때 매일 일기를 쓰던 기억을 떠올리면 더 쉬울 수 있다. 그날 친구들과 뭘 하고 놀았는지, 무엇을 먹었는지, 어디를 갔는지, 누굴 만났는지 등등 모든 순간, 모든 생각을 글로 옮길 수 있다. 이번에 받은 책은 네 권 한정 수량이다. 한 권은 프로그램 참여하면 무료로 만들어 주지만, 추가로 만들기 위해서는 한 권당 일정 금액을 내야 만들 수 있다.


글이 서툴고 어설픈 어느 아마추어 작가의 첫 작품이기에 많이 만들 필요는 없겠다 싶어서 네 권만 만들었다. 한 권은 이미 어느 분께 드렸으니 이제 세 권이 남았다. 이 세 권은 소중히 간직할 예정이다. <모래성 프로젝트> 이후 한 달 이상을 꾸준히 글을 썼다. 주말엔 쉬고 평일에만 썼다. 신기하게도 하루에 한 편을 쓰고 나면 더 이상 도저히 글이 써지지 않는다. 하루에 쓸 수 있는 양이 정해져 있나 보다.


지금도 차곡차곡 글이 모이고 있으니 머지않아 300페이지 분량의 책도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다. 사람들이 꿈이 뭐냐고 물으면 내 이름으로 된 책 한 권 내는 거라고 말하곤 했는데 일단 꿈을 이루기 위한 첫걸음은 내디뎠다. 이제 정식 출간이 머지않았다. 내 꿈을 이루기 위해 오늘도 내일도 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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