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각 의존에서 벗어나기
세상이 변화하는 속도가 너무나 빨라 적응하기 힘든 시대를 살고 있다. 먼 과거와 비교할 필요도 없이 내가 태어난 1970년대와 비교해도 이 세상은 천지개벽을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엄청나게 변하고 발전했다. 그런데 이렇게 빠르게 발전한 세상 속에서 사람들은 행복할까. 우리나라는 자살률이 세계 1위이고, 행복 지수도 상당히 낮다.
이런 사실만 놓고 보면 행복이 물질적 풍요와 편리함에 비례하지 않는 건 분명해 보인다. 사람들은 점차 분노를 절제하지 못하고, 우울과 불안감 속에 산다. 뉴스에 보도되는 범죄, 갑질, 진상 짓의 형태를 보면 사람들이 점차 인간성을 상실해 가는 것 같아 우려되기도 한다. 언젠가부터 이러한 우려에 대한 담론도 사라졌다. 빠른 변화와 발전, 물질적 풍족, 그로 인해 소외되는 인간에 관한 이야기는 식상하고 진부한 이야기로 치부되는 모양새다.
기후 위기, 전쟁과 테러 위협, 심해지는 빈부격차 등 인간의 존재에 심각한 위협이 되는 이런 문제들을 돌이켜볼 여유가 세상엔 없다. 자본주의 시스템은 멈추면 붕괴된다. 인간은 이제 멈출 수 없는 거대한 기계의 부속품처럼 무의식적으로 살아간다. 산업이 발전하고 기계화되고, 이제는 AI 시대가 되어 문명의 축복을 누려야 하는데, 인간성이 상실되고 있다는 건 불행한 모순이다.
인간의 영혼은 육체와 대비되는 개념이다. 감각에만 의존하는 현시대에 살아남기 위해선 자신의 영혼을 돌봐야 한다. 내 영혼이 원했던 삶을 살아야 한다. 육체적 감각이 원하는 것 말고 영혼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 보자. 상실된 영혼을 찾아야 살아남을 수 있다. 감각적인 만족만 추구하지 않겠다는 의식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감각의 만족은 끝이 없기 때문에 그에 대한 추구는 불행할 수밖에 없다. 대신 영혼의 만족을 추구하는 삶을 산다면 물질적 풍요 속에서 찾기 힘들었던 행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이제 우리는 상실의 슬픔에서 벗어나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