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미 있는 건 이 순간 뿐
내가 나를 인식한 건 언제였을까. 네 살 아니면 그보다 더 어렸던 어느날 누군가 내 이름을 불렀고, 그게 나를 부른 것이란 걸 인식했던 찰나의 기억이 남아 있는데 정확히 언제인지는 모르겠다. 그렇게 내가 나를 인식한 시점부터 지금까지 살아 있다. 살아온 과정은 수없이 많은 순간들이 모여 경이로운 나만의 역사를 만들었다. 한 나라와 세계만 역사를 만드는 건 아니다. 역사는 수많은 존재의 시간들이 모여 만드는 것이다. 그렇기에 내 삶도 하나의 역사이며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로 흐른다.
흔히 과거는 이미 지나갔으며 얽매일 필요가 없고 미래는 아직 다가오지 않은 시간이므로 미리 걱정할 필요가 없으니 현재에 충실하라고 한다. 하지만 살다 보면 문득문득 과거의 사건들과 사람들이 떠오르며 그때 왜 그랬을까 하는 후회와 아쉬움이 밀려들곤 한다. 미래에 대한 걱정은 또 어떤가. 발생하지도 않은 일을 미리 생각하면서 온갖 걱정을 하며 불안해한다. 과거는 되돌릴 수 없다는 것과 미래는 아직 오지 않은 것이라는 아주 간단한 이치를 알면서도 왜 그렇게 어리석은 짓을 반복하는 것일까.
오직 의미 있는 것은 지금 이 순간뿐 아니던가. 후회와 불안을 이기는 방법은 지금 무언가 나에게 필요한 활동을 하는 것뿐이다. 지금은 순식간에 지나가며 나의 과거를 이룬다. 몇 년 전의 일을 후회할 것이 아니라 즉시 과거가 되어 버릴 지금 마주한 순간을 후회하지 않을 과거로 만드는 것이 더 현명할 것이다.
좋지 않은 기분 즉 후회와 걱정이 몰려온다면 머리를 흔들고 자리에서 일어나 몸을 움직이자. 그리고 해결해야 할 일을 생각하고 하기 쉬운 아주 간단한 것부터 해결해 나가는 것이다. 그리고 해결한 일을 기록하자. 기록은 미래를 대비하는 일이기도 하며 나의 가치를 높이는 일이기도 하다. 내가 이룩한 일을 아주 작은 것까지 적다 보면 생각보다 내가 많은 일을 하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자연스럽게 자존감이 높아지며 자신감이 생길 것이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나에게 의미 있는 건 지금 이 순간뿐이다. 먼 과거와 먼 미래는 내 것이 아니다. 모두 벗어 버리고 당장 내 손안에 있는 것을 해치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