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하자
아침에 조금만 일찍 일어나면 출근 준비에 한결 시간 여유가 있을 텐데 자꾸 늦장을 부린다. 마음만 먹으면 벌떡 일어날 수 있겠지만, 조금만 더, 조금만 더 하다가 시간을 꽉 채우고 일어나서 바쁘게 움직인다. 얼마 전엔 그래도 조금씩 일찍 일어나서 신문도 읽고 책도 읽었는데 다시 게으름을 피운다.
몸이 피곤한 걸 수도 있겠지만 마음이 피곤한 이유가 더 크다. 마음이 즐거우면 누가 말려도 일찍 일어나서 운동도 하고 책도 읽고 움직인다. 게다가 난 어릴 때부터 ‘저녁형 인간’이었다. 아침엔 기력도 없고 전체적으로 컨디션이 좋지 않다. 새벽에 일찍 일어나서 뭔가를 꾸준히 하는 사람들이 부럽다.
늦잠 때문에 고민이라는 사람에게 누가 그러더라, 옆에서 포탄이 떨어진다고 생각해 보라고 그래도 자겠냐고. 그렇게 늦잠 자는 건 살만하다는 얘기라고. 생각만 해도 부끄러워지는 이야기가 아닌가. 힘들다고 말하지만 살만한 거다. 힘들긴 개뿔. 열심히 살아보지도 않고, 최선을 다해보지도 않고 힘들다고 하는 나는 구제불능인 건가.
아침 고요한 시간에 일어나 물을 마시고, 몸을 움직이고, 책을 읽고 글을 써보는 걸 난 영영 못하는 걸까. 5시에 일어나면 죽을까. 하려고 하는 노력도 안 해보고 “난 안된다.” 하고 있으니 나란 인간은 얼마나 한심한가. 한 달밖에 못 산다고 해도 그럴까.
부정적인 생각, 비관적인 생각이 들고 무기력해지면 내 삶이 한 달 남았다고 생각하자. 죽기 전에 내 삶을 돌아보면서 무슨 생각을 할지 상상해 보자. 그 순간엔 지나간 모든 것이 사소한 일이었다고 생각되겠지. 못 한 일을 후회하고 아쉬워하겠지. 해보기라도 할 것을 왜 도전도 못해봤을까 하면서 눈물 흘리겠지.
지나고 보면 다 별것 아닌 것을 가지고 걱정하느라 마음이 피곤해지고 아침에 일어나기 싫어지고 늦잠 자느라 얼마 남지 않은 삶을 헛되이 보낼 작정인가. 아무것도 생각하지 말고 내일부터 아침 6시에 일어나자. 11시 30분 전엔 잠자리에 들자. 그냥 하자. 일어나서 세수하고 물 마시고, 스트레칭하고, 명상하기, 신문 읽기, 책 읽기, 필사하기 등등 얼마나 할 일이 많은데 그 좋은 시간을 자면서 버린단 말인가. 그냥 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