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 다소 심각한 수준(주관적 기준)의 우울이 도졌다. 이때는 마음동행센터가 아닌, 집 근처 정신과에 다니면서 약 6개월간 약을 먹었다. 그 이후에 난 괜찮다고 멋대로 판단, 의사의 지시 없이 단약(斷藥)하고 병원에 발길을 끊었다. 그리고 올해 상반기 파출소로 발령받았다.
나는 이유도 없이 언제나 피곤했고 두통에 시달렸다. 또한 ‘사고가 나면 출근 안 해도 될 텐데’ 라느니, ‘인간은 왜 사는 걸까?’ 따위의 생각을 달고 살았으며, 가끔은 안 아프게 죽는 법이나 영정사진 틀을 검색해 보기도 했다.
마음에 어떤 병이 있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이미 약을 먹은 경험이 있고, 괜찮아졌었으니까. 늘 피곤하고, 눈물과 화가 많은 건 내가 이상하게 예민한 인간이기 때문이야, 라고 생각했었으니까 말이다.
다시 마음동행센터를 찾은 것은, 마음동행센터에서 무료로 해준다는 심리검사 때문이었다. 상담을 받을 의향은 전혀 없었다. 효과 없음을 경험한 데다가, 직장에서 법에 따라 만들어진 형식적인 센터라는 회의감, 비밀보장에 대한 불신 등의 이유 때문이었다. 그렇게 상담이 아닌 ‘심리검사’를 받으러 마음동행센터에 두 번째 방문하게 되었다.
간단한 심리검사를 마치고 상담사님(이하 선생님)과 내 성격에 대해 약 1시간 이야기하였다. 일회성으로 끝날 줄 알았는데 선생님은 다음 상담 기일을 잡으시니, 또 오겠다고 약속하고 자리를 떴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