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과 함께한다는 것
어떤 대상(対象)이 있다
그리고 그 대상으로부터 멀어질 때
시간의 흐름에 따라
두 가지 경우가 있다
한 가지는
철저한 망각(忘却)
또 한 가지는
선명한 각인(刻印)
후자(後者)의 경우라면
상처처럼 남아선
그림자를 만든다
본질은 멀어진 채
있는 듯
없는 듯
걷혔다가
곧 다시 드리워지는
떠나지 못하는
그림자를
안녕
흔적만 남기고서
떠나가는 나의 추억아
잡으려 해도 잡히지 않는
기억의 심연(深淵) 너머로
멀어지는 나의 추억아
그러나 결코 잊을 수 없는
추억,
추억들아
그 남겨진 그림자의
희미한 빛으로나마
나는 살아가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