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댈 곳은 오직 시간뿐인가

하지만 정확히 어디에, 어떻게 기대야 하는지...?

by Rain Dawson

인생이란 한없이 겪는 일인 듯하다.


돌이켜 無로 되돌리고픈 일들 앞에서 속절없이 무너졌다가 다시 일어서서는, 제법 그럴듯한 시간을 보내기도 하고, 마치 정말 없던 일인 것처럼 잘 지내다가도 다시 하염없이 가라앉는, 그런 시간들을.


시간의 치유력에 대해 숱한 말을 듣곤 한다. 시간이 가면 괜찮아져, 시간이 흐르길 기다려봐, 시간이 지나고 나면 아무것도 아닐 거야, 와 같은. 즉, 시간에 기대어 괴로움이 흐릿해지기를 기다리는 것이다.


그러나 시간은 기대어 쉴 수 있는 아름드리나무가 아니다. 눈에 보이지도, 만질 수도 없는 추상(抽象)이다. 위로와 치유의 실체가 없는 망막(茫漠)함이다.


돌이켜 無로 되돌리고픈 일들은- 시간보다 더욱 깊고 선명하게 마련인데, 얼마만큼의 시간이 흘러야 기억이 희미해질지 도무지 기약이 없다. 상처를 치유하는 것이 과연 시간일까. 그 기억을 품고 사느라 넝마가 된 나 자신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