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낮의 빛이 이토록 안쪽까지
당신의 허락도 없이 들어오는 계절입니다
12월의 햇살이 문턱에서 머뭇거릴 때
2월의 그것은 이미 옷장 모서리를
지나쳐버렸더군요
각도가 달라진 것인지
시간이 달라진 것인지
아마도 우리가, 조금씩
먼지들도 이제 숨을 곳이 없어
허공에서 제 존재를
투명하게 증명하는 오후
당신이 차 한 잔 마시는 동안
거실 한쪽 끝에서 반대편 끝까지
빛은 당신보다 먼저 건너가고
나는 문득 깨닫습니다
낮이 길어진다는 말의 정확한 의미를
그것은 시간의 문제가 아니라
빛이 도달하는 거리의 문제였다는 것을
우리도 그렇게
누군가의 내밀한 구석까지
조금씩 스며들어간 적이 있었을까요
겨울이 끝나간다는 건
이런 것일지도 모릅니다
더 깊숙이 들어올 수 있게 되었다는 것
더 오래 머물 수 있게 되었다는 것
그리고 어쩌면
이제 곧 떠나야 한다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