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 빠진 로맨스
처칠과 헤밍웨이 그리고 007제임스본드하면 어떤 술이 생각나? 그렇-지. 마티니!
들어 봐. 19세기 말인가 아마 그 쯤이었을 거야. 이탈리아 베로나에 마티니라는 젊은이가 살았어. 견습바텐더였던 마티니에게는 프란체스카라는 연인이 있었지. 작은 염색공장의 여급이었는데 정말 예뻤어. 둘이 한창 뜨거워. 좋을 때야.
맞아. 귀신이네. 위기가 올 순서야. 평화롭던 그들에게 어느 날 사고가 터졌어. 프란체스카가 일하다가 그만 염색조에 빠졌는데 염색액을 엄청 들이킨거야. 이 염색액이라는게 무엇인고 하니 바로 수산화나트륨이거든. 몰라? 양잿물. 독극물이라니까. 뭐래.... 나 섬유공학 전공자거든. 아무튼, 중독된 프란체스카는 위급한 상황에 빠졌어. 마티니는 울면서 엄마에게 하소연했지. 프란체스카가 죽어버리면 자기는 평생 독신으로 살겠다고 난리난리.
엄마는 진gin과 올리브를 프란체스카에게 먹이라고 마티니에게 조언했어. 진? 하-아. 너는 마티니 좋아한다는 애가 어떻게 진을 모를 수도 있지. 암. 마티니는 부랴부랴 프란체스카에게 그것들을 먹였어. 그런데 어라, 이게 먹히네? 와우. 그녀는 며칠 뒤 다 나았어. 사실 올리브에는 양잿물에 대한 해독능력이 있고 알코올에 독소를 배출하는 효과가 있던 거야. 그 뒤로 마티니는 이 칵테일에 자신의 이름을 붙여 유명해졌고 프란체스카와 결혼하여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지만 미안.
에이- 너도 사실 알고 있었으면서 그런다.
중간부터 쌔하지 않았어?
철썩같이 믿었다고? 이걸?
어어. 뭐. 전부 뻥이지. 베로나?
그건 로미오와 줄리엣 생각나서 대충.
사기꾸우우운? 야야 왜 그러냐.
울적해 보이길래 웃겨주려고 한건데 너는.
하하- 알았어알았어. 앉아봐.
마티니 한 잔 찐하게 말아줄게.
특별히 올리브 세 개 넣어준다.
열 개? 너란 여자는 참....
사랑스러워.
P.S
감사합니다, 손님. 만이천원입니다.
20250912
食蟲
"내가 제일 좋아하는 소설가가 이런 말을 했었단 말야. 사랑을 해보지 않은 자는 소설을 쓸 수가 없다. 그 말을 들은 다음 부터 그냥, 안 써지더라고."
"내가 너 소설쓰게 해줄까?"
- 영화《연애 빠진 로맨스》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