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Rainmaker
Oct 06. 2024
들꽃 하나조차도 탐착 하지 않는 마음 가난한 사람
<들꽃 하나조차도 탐착 하지 않는 마음 가난한 사람>
-나사렛 예수-
인류가 다시 진화할 수 있었던 그때
혁명적 시도마저 저버린
우리는 모두
그저 행복한 호모 사피엔스였어요
자신의 감각적 행복과 관계할 뿐인
소유와 탐착과 각자의 지각과 개인의 권력으로서의 삶
타인과 더불어 즐거움을 함께 나눌 수 있는
공유로서의 소유가 아닌
이 모든 개인적 욕망의 이름이
우리에게 그저 즐거움이자
때로 삶의 의미이고 목적이라 의심치 않아서
결국은
자연마저도 마음대로 지배하여
탐닉할 수 있는 절대 힘의 꼭대기에
존재해 버렸어요
인간 진화의 기회를 상실한 우리는 모두
이것이 인간의 행복함이라고
인간의 역사에서 교육받고
그 역사에 예속되어
그렇게 믿어 의심치 않았던 그대여
나사렛의 젊은 예수를 기억하시나요?
누군가에게는
지상은
처음부터 천국이었어요
지상의 것을 소유할 이유가 없는
욕망을 일으켜
더는 즐겁고 행복할 이유가 없는
무릇 하늘을 나는 새가 굶주리지 않고
들에 핀 백합이 길쌈을 할 수고로움이 없듯이
그렇게
안락한 잠자리
편안한 집
쓸쓸할 때 곁에서 함께 있어 주는 사랑하는 사람들
모든 것이 없지만
필요한 것조차도 갖지 않는
그는
지상이 가져다주는 자유 안에서
평화와
사랑과
꽃의 향기를 소유했어요
지상에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너무도 넉넉하여
서로가 서로에 대해 연민으로
구름과 별과 꽃과 갈릴리 호수의 바람으로
신과 함께 속삭일 수 있는
존재의 영원에 언제나 함께 있었지요
그러나
그는 소외되지 않는 사람들과 위정자들의 분노를 일으켰고
그들에게 소유의 욕망과 인간 권력의 즐거움은
햇빛 아래 이슬처럼
사라질 거라는 두려움을 안겨주어
그들이 신성시하는 인간 사회의 위계질서를
그들이 완결한 세속의 신을
모욕한다는 이유를 걸어
그들이 머무는 지상에서
그들이 만들어 낸 그 지옥에서나 볼 수 있는
형벌인 십자가로
그를 매달아
고통과 죽음을 내렸어요
오, 가난한 마음으로 살고자 하는 그대여!
누군가에게는 천국인 이 지상을
탐욕이 군림하는 욕망의 세상으로 만들어
그렇듯
인간 사회의 질서를 위한, 인간들에 의한, 사람만의 세상이 되어
들꽃 하나조차도 탐착 하지 않는 마음 가난한 사람을
십자가에 매달아 버리는
그 십자가를 짊어진
젊은 예수를 아시나요?
신과 만나는 영혼으로 진화하지 못한
이렇듯
인간 진화의 기회를 완곡하게 거부하는
인간의 역사로 만들어낸
인간 역사의 광야에서
거기 인간의 십자가를
묵묵히 짊어지고
나사렛 예수는
죽음으로 걸어갔네요
인간의 어리석음과 증오와 거짓과
인간의 슬픔과 연민까지
십자가에 짊어지고서
소유와 욕망의 가난함이야말로
인류가 미뤄왔던
새로운 인간 진화의 시작임을
젊은 예수는
알고 있었어요
지상은 태초부터 천국이었지만
이를 거부하고
마음에서 떠오르는
대상을 여과 없이 소유하는
인간만의 권리를 만들어
그 누구도
그 욕망을 억누를 십자가를 짊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인간의 새로운 진화 또한
요원해지고 있다는 것도
이제 그대가
눈물에 젖어
나사렛 예수를 바라보고 있군요
오, 그대여
오늘 하루만이라도
지상의 인간이
가난한 마음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기도해 주세요
그대의 간절한 기도가
지상의 사람들을 대신하여
고난의 십자가를 짊어진
나사렛 예수의
가난한 마음에
생전에 그가 좋아하던 꽃으로 닿아
천국인 이 지상에서
자신의 짧은 생애를 살아간 것에 대해
온전히 기뻐할 수 있도록 말이에요
부탁드릴게요
- 레인메이커 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