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퇴사! 본격적인 아버지 간병시작

by 작가정유진

아버지께서 입원하시고 나는 업무가 끝나면 퇴근해서 병문안을 종종 가고 집으로 다시 오고 계속 반복되는 일상 중 어느 날 그날도 어김없이 병문안을 갔다가 병동 간호사님의 뜻밖에 말을 들었다.

"J님의 보호자님이시죠?"

"네. 맞는데요."

"실례지만 따님 분이신가요?"

"네. 맞아요."

"다름이 아니라 J님의 간병 상주하러 오신 건가요? "

나는 그 말에 화들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

"네? 아니요 저는 그냥 병문안 온 건데요?"

간호사님은 당혹스러운 듯 물었다.

"아~ 그럼 아무런 얘기도 못 들으신 건가요?"

"네. 무슨 일 있는 건가요?"

"다름이 아니라 J님의 상태가 좋지 않으셔서 상주해야 하는데 그렇게 알고 오신 줄 알았어요."

"계속 상주해야 하는 건가요?"

"네."

"알겠습니다. 그렇게 할게요."


대화를 마치고 나는 바로 같이 근무하는 팀장님께 전화를 걸어 양해를 구하고 풀타임시간에서 오후로 바꿀 수 있었다. 그리고 바로 오빠한테 전화해서 토요일 오후부터 저녁까지 부탁한 뒤 아버지께서 계신 곳으로 갔다. 응급 시 있어야 할 자리가 다 차서 간호사실 임시방편으로 있는 곳에 산소호흡기와 24시간 상태를 알기 위해서 붙여놓은 모니터, 무기력하게 누워있는 아버지를 보니 눈물이 났다. 나는 아버지 상태를 알리기 위해 사진을 찍고, 아버지를 하염없이 바라보았다.


시간이 지나 잠에서 깬 아버지는 나를 보고 왔냐고 물어보시고, 나는 상주해야 한다고 해서 종일 있는다는 말을 했다. 아버지는 그럴 필요 없는데 오버한다고 말하시는데, 그래도 있어야 하니 있는다고 아버지를 설득시키고 함께 있었다. 그런 중에 큰고모께 전화가 왔다. 막내삼촌이 간병이 가능하니 내일 오신다고 말씀하셨다. 나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면서 고맙다고 인사를 한 후 오빠에게 전화를 걸어 올 필요 없다고 말하고 아버지께도 말을 전했다. 밥 먹는 시간을 제외하고는 아버지와 같이 있던 중에 담당 간호사님이 이제 그만 자리에 가서 쉬어도 괜찮을 것 같다고 말해줬다. 나는 고맙다고 인사를 한 후 텅 빈 침대에 누워 좀처럼 오지 않는 잠을 애써 청하며 눈을 감았다.


눈을 뜨니 새벽 5시였다. 나는 더 이상 잠이 오질 않아 뒤척이다가 아버지가 계신 곳으로 갔다. 행여 깨실까 조용히 가서 상태를 보는데 잘 주무시는 것을 확인한 후 다시 자리로 가서 애써 눈을 감고 있었다. 아침이 오고 다시 아버지가 계신 곳으로 갔다. 아버지도 깨어나 있었고, 내가 쉬러 간 사이의 일을 말해주셨다. 내가 쉬러 간 밤 11시에 갑자기 설사가 계속해서 나왔다고 말씀하셨다. 나는 깜짝 놀랐다. 눈을 붙이러 간 사이에 일어났고, 다행히 아버지는 상태가 악화되거나 그렇지 않았기에 감사했다.


어느덧 아침이 오고 막내삼촌께 전화가 왔다. 대략 도착시간을 말씀해 주셔서 아버지께 전달해 드리고, 삼촌을 기다렸다. 생각보다 이른 시간에 삼촌이 오셨고, 잠깐 이야기 나누다 인계를 하고 아버지가 계신 곳으로 안내를 했다. 그렇게 아버지와 삼촌은 인사를 한 뒤 두 분께 인사를 드리고서 서둘러 직장으로 복귀했다. 삼촌 덕분에 무사히 일을 마치고 주말은 쉬게 되었다. 삼촌께 감사했다.


하지만 삼촌도 오래 계실 수는 없기에 나는 급하게 퇴사를 준비할 수밖에 없었다. 일단 삼촌께 퇴사 날짜를 말하고 양해를 구하니 흔쾌히 들어주셨고, 나는 부장님께 퇴사를 말하니 이해해 주고 응원과 위로를 해주었다.


중학교 2학년 때 갑자기 찾아온 몸살. 백일대회서 조퇴를 하고 집에 왔다. 이틀까지는 괜찮은 줄 알았다. 하지만 나흘째 되는 날부터 몸이 안 좋아지기 시작했다. 마침 아버지께서 쉬는 날이어서 서툰 솜씨로 밥 차려주시고 병원에 계속 데려가고 간호를 해주셨다. 아프니 짜증도 많이 냈다. 하지만 묵묵히 아버지는 받아주셨고, 덕분에 나는 무사히 회복할 수 있었다.


퇴사 후 아버지 간병을 하기 전 생활하는데 필요한 물품을 챙기고, 병원으로 향했다. 병동입구서 삼촌을 뵙고 인수인계 겸 간단히 이야기한 후 인사를 하고 배웅해 드렸다. 본격적으로 아버지의 간병이 시작된 것이다.

작가의 이전글과거의 벽에 갇혀 지낸 세월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