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그동안 과거에 갇혀 살았다. 처음에는 지난 과거에 묻혀 생각이 나는 것인 줄 알았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돌이켜 보니 아니었다. 지금 내가 생각하는 것들이 다 과거였고. 거기에 갇혀 살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아버지께서 아프시면서 간병을 위해 근무하던 병원을 퇴사했다가 다시 파트타임 아르바이트로 근무하고 있던 어느 날 유난히 병원이 한가했다. 뒷목부위가 부쩍 뻐근해져서 잘되었다 생각을 하던 차였다. 병원의 3층은 내가 정리하는 청소담당이어서 올라갔다. 뻐근했던 뒷목 부분을 간단하게 스트레칭하고 내려와서 근무를 했다. 그렇게 퇴근시간이 얼추 다가왔을 때었다.
레이저시술을 하고 소독하러 오신 환자였다. 그때 팀장님께서 내 어깨를 잡고 조용히 말했다.
"유진아! 퇴근 전에 드레싱 한번 해주고 가면 안 될까?"
나는 잠시 침묵했다 말했다.
"언니. 나 오늘은 드레싱 쉬면 안 될까?"
그렇게 말하는 순간 팀장님은 한숨을 쉬면서 처치실로 들어갔다. 시간이 흐른 뒤 나와서 팀장님은 나에게 말했다.
" 유진아! 너 여기 놀러 왔니?"
"아니!"
"유진아! 누구는 하고 누구는 안 하고 사람 가려가면서 일하면 어떡하니?"
"그게 무슨 소리야? 내가 언제 가려가면서 했어?"
"레이저는 다 내가 하잖아! 심지어 드레싱도 내가 다하고 있잖아!"
나는 순간 억울하면서 욱했다.
"언니! 무슨 소리야! 지금까지 드레싱 내가 다했어! 레이저 드레싱도 나 저분 빼고는 다했어!"
잠시 실랑 벌이다가 원장님 오시고 멈추었다.
억울하면서 분한 마음에 핸드폰 보면서 씩씩 거리다 어느덧 퇴근시간이 와서 퇴근을 했다. 집에 도착해서도 계속 그 일만 맴돌았다. 그렇게 억울한 마음 짜증 나는 마음 여러 복잡한 감정이 돌다가 문득 내가 근무했을 때를 생각했다. 반대 입장이라면 팀장님도 짜증 났을 것 같았다. 하지만 머리는 이해하지만 내 마음은 아니었다. 그렇게 있지도 않은 상상의 나래를 펼치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게 과연 중요한 일이었을까? 내 하루를 쏟아부을 만큼 이게 나한테 중요한 일이었나'? 의문의 질문을 계속하면서 생각했을 때 순간 깨달음이 왔다.
'그렇구나! 이게 과거였구나? 이미 벌어지고 끝난 일인데 나는 아직 여기에 머물고 있었구나! 거기에 앞서 일어나지도 않는 미래까지 생각하고 있었구나!' 벼락같이 나왔던 깨달음 끝으로 현재 머물고 있는 이 순간을 생각해 봤다. 아무것도 없었다. 과거에 집착하느라 아무것도 하지도 않고 그거 집착에 사로잡혀 그냥 낭비를 하고 있는 시간만 존재할 뿐 허탈해지는 순간이었다.
그날 이후 그것만이 과거가 아니었다. 공부를 하려고 할 때, 사경을 쓰려고 할 때 그 외의 무언가를 하려고 하면 하지 못한 일을 생각하느라 이 순간을 놓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나도 알게 모르게 과거의 벽의 갇혀있었던 것이다. 그때 과거의 벽을 깨부수고 이 순간을 집중하기로 나는 결심했다.
나처럼 무언가를 시작하려고 하면 자꾸 다른 생각으로 집중하지 못한다면 그것이 미루던 일인지 아니면 , 어떤 사건에 의해서 반복된 생각이 든다면, 지금 이 순간 중요한 일인지 시간을 투자할 만큼 값어치가 있는지 생각하면서 과거의 벽을 계속해서 부순다면 서서히 달라지는 내 삶을 느끼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제는 과거도 미래도 아닌 지금 이 순간을 집중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