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는 존재의 순환에 대한 사유다
박성현
존재하는 모든 것은 순환한다. 머물러 고여 있는 것은 썩기 마련이고 그것이 향한 곳은 죽음의 입이다. 하나의 ‘개체’가 생명으로써 존재하기 위해서는 항상 다른 ‘개체’와의 상호작용을 지속해야 한다. ‘순환’이란 심장박동이다.
한나는 매일 저녁 길고양이에게 간다. 10년이 넘도록 고양이들에게 밥을 준다. 조심스럽게 문이 열리는 소리에도 고양이들은 후미진 화단에서 나와 작게 갸르릉거린다. 그들은 아주 익숙한 소리와 냄새를 통해 하나의 고리로 이어진다. 순환하는 것이다. 그들은 개체이지만 ‘순환’하는 개체이며, 이 순환으로써 생명의 가장 아름다운 꿈을 현실에 투사한다. 폴 비릴리오가 “존재하는 것은 머물지 않는 것이며, 끊임없이 이동하는 것이다.”라고 쓴 이유는 존재의 이러한 본질 때문이 아닐까.
북태평양 아열대 환류를 따라 도는 작은 대륙만 한 쓰레기 섬이 있다. 오로지 죽음만 존재하는 이 불모의 대륙에서 생명이란 찾아볼 수가 없다. 생명 유지에 필요한 최소한의 산소조차 없기 때문이다. 인간의 지나친 욕심이 만들어낸 이 쓰레기 대륙은 바다 속에 사는 무수한 생명체를 마구잡이로 포획하며 죽여 버린다. 순환이 끊어져버린 거대한 ‘죽음-기계’이며, 말 그대로 섬뜩한 ‘유령어업’이다. 비록 지금은 텍사스 주만 하지만, 언제든지 전 지구를 삼켜버릴 괴물로 변신할지 모른다. 그러므로 지금이라도 ‘순환’을 되살려야 한다. 생태는 바로 존재의 순환에 대한 사유가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