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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꽃비내린 May 13. 2020

문장 수집을 위한 나의 도구들

씀, 구글 킵, 그리고 펜케이크

나는 문장을 수집하는 것을 좋아한다. 좋은 구절, 유용한 인사이트를 주는 글들에서 마음에 드는 문장만 뽑아내어 보관해둔다. 문장을 수집할 때 주로 공책이나 다이어리보다는 앱을 사용했다. 써놓고 펴보지 않는 공책이 늘어나고 짐을 줄일 때 가장 먼저 버리게 되면서 언제 어디서든 기록할 수 있고, 나중에 검색하기 쉽게 하기 위해서였다. 지금으로부터 7년 전 '화에 대하여'라는 책의 구절을 메모한 것을 시작으로 오랫동안 함께 했던 구글 킵을 비롯해, 다른 사람과 공유하기 위해 시작한 씀 그리고 펜케이크를 사용한 경험을 얘기해보고자 한다.


구글 킵에 가장 오래된 메모




구글 킵(Google Keep)

단순하면서도 무료로 이용하기 좋은 앱이다. 자주 쓰는 기능은 새로 작성하기와 보관하기이다. 구글 킵은 저장하기 버튼이 없다. 메모를 새로 작성할 때 '+' 버튼을 누르고 새창에 메모한 뒤 뒤로가기를 누르면 된다. 생각나는 것들을 그때그때 작성하고 나갈 때 사용하기 편리하다.


구글 킵 쓰기 Flow


구글 킵을 열면 2열로 나열된 메모가 보이며 오른쪽 하단에 버튼이 보인다. 버튼을 누르면 오른쪽 이미지와 같이 제목과 메모를 작성할 수 있고 키보드가 자동으로 올라온다. 제목이 아닌 본문 영역에 커서가 놓이는 점은 주목할만하다. 유저가 어떤 목적(제목과 본문을 미리 고려한)을 두고 작성하기보다는 간단하게 메모할 때 쓰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본문 영역에 커서를 둔 것으로 보인다. 필자의 경우도 일단 메모를 해놓고 나중에 필요하면 제목을 쓰는 경우가 많아 본문 영역에 커서를 두는 것이 편리했다.

메모 추가하기 기능


구글 킵에선 메모를 보여주는 방식을 두 가지로 제공한다. 하나는 메모를 개별로 보기 좋게 1열로 나열한 방식, 다른 하나는 한 화면에 여러 메모를 동시에 보여주기 좋은 2열로 나열한 방식이다. 그러나 이런 나열 방식은 저장된 메모가 많아질수록 원하는 메모를 찾기가 힘들다. 구글 킵은 고정하기와 보관하기 기능으로 이를 해결했다.

구글 킵에서 제공하는 메모 나열 방식

고정하기

메모 페이지에서 오른쪽 상단에 '핀' 모양의 아이콘을 누르면 핀 색상이 채워진다. 뒤로가기를 누르면 고정됨 영역에 가장 왼쪽에 이동한 것을 확인할 수 있는데, 구글 킵은 로딩화면 대신 화면에서 핀으로 고정된 메모가 상단으로 이동하면서 나머지 메모가 뒤로 밀리는 과정을 보여준다. 이런 방식을 통해 유저가 핀 고정하기를 눌렀을 때 어느 위치로 이동하는지는 물론, 나머지 메모는 지그재그 방식으로 뒤로 정렬되는 것을 인지할 수 있게 한다.

메모 고정하기 Flow


물론 메인화면에서도 메모를 꾹 눌러(롱탭) 상단 바에서 핀 고정하기를 할 수 있다. 이때 여러 메모를 한번에 선택해서 고정하기가 가능하다.

메인화면에서 핀 고정하기


보관하기

자주 보지 않는 메모는 보관하기 기능으로 '보관된 메모'에 넣어둘 수 있다. 메인에 자주 보는 메모만 두고 나머지는 보관된 메모에 넣어 필요할 때만 꺼내볼 때 유용하다. 보관하기는 간단하다. 보관하려는 메모를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밀면 된다. 제스처 방식은 유저가 쉽게 보관하기가 가능한 점에선 좋지만 실수로 보관하기 처리를 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 구글 킵은 보관하기 처리된 메모를 '실행 취소'를 통해 되돌릴 수 있게 했다. 핀으로 고정된 경우 '메모가 보관처리되고 고정 해제됨'이라는 문구가 표시되며, 그렇지 않은 경우 '메모가 보관처리됨'이라는 문구가 표시된다.

보관하기 Flow


검색하기

글을 쓰면서 이전에 읽었던 책의 구절을 인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구글 킵에 책의 구절을 메모한 것이 도움이 됐다. 정확한 내용은 몰라도 주요 키워드만 넣으면 키워드와 일치하는 제목 혹은 본문 내용을 결과로 보여주기 때문이다. 구글 검색에서 특이한 점은 유형별, 사물별, 색상별로 검색 방법을 제공하는 것이다. 유형의 경우 목록, 이미지, 그림이 포함되는 메모만 모아서 보여준다. 색상의 경우 메모에 바탕색을 설정했다면 색상별로 모아서 보기가 가능하다. 색상으로 카테고리를 분류하는 유저에게 유용한 방식이라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사물별 검색이 특이한데, 유저가 따로 카테고리를 지정하지 않아도 자동으로 분류한다. 아마도 텍스트 기반으로 분석해 분류한 것으로 보이는데, '도서'의 경 책과 관련한 단어가 없음에도 도서 목록만 정확히 분류하고 있어 놀라웠다. 물론 도서 외 다른 분류는 정확도가 좋지 않은 편이다.

구글 킵 검색하기 기능

씀 어플을 처음 봤을 때 브런치와 유사하다는 인상을 받았다. 글꼴, 크기 등이 제약된 점이나 쓰고 나면 작품 같다는 느낌을 주는 점에서 그랬다. 차이점은 하루에 두 번 글감을 전달하는 점에서 문학작품이 위주였으며, 긴 호흡의 글보다는 단문 혹은 시에 적합했다.


첫화면에는 오늘의 글감이 보이며 하단에 '펜촉' 아이콘이 보인다. 마치 잉크에 펜촉을 적셔 글을 쓰는 느낌을 준다. 버튼을 누르면 글감에 커서가 가고 그다음 본문을 쓰도록 했다. 씀에서는 유저가 완전한 작품으로 공유하도록 글감과 본문을 필수로 했다. 에디터는 복사하기, 정렬, 맞춤법 체크, 글자 수 세기 정도가 끝이지만 글꼴이나 색상 등 편집에 신경 쓰지 않아도 한 편의 문학과 같은 느낌을 주기 때문에 다른 사람과 공유할 때 자주 사용했다.

씀 쓰기 Flow


기록보다는 다른 사람과 공유할 때 주로 사용했다.


나의 모음

씀에서도 브런치의 브런치북과 같은 '모음'을 제공한다. 나의 글에 썼던 글들을 선택하고 모음으로 만들면 발행을 할 수 있다. 발행을 누르면 책처럼 묶음으로 공개된다.

모음 발행 Flow


모음집을 누르면 아래처럼 제목과 설명 그리고 글쓴이가 나오며, 서문을 추가하면 가운데 이미지처럼 서문이 나온다. 그다음 작성한 글 순서에 따라 자동으로 목차가 생성된다. 페이지를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넘기는 방식이라 전자책을 읽는 느낌을 준다.


씀은 3년 전부터 쭉 사용할 만큼 매우 좋은 앱이었지만 어느 순간 서버 오류가 자주 나면서 사용을 그만뒀다. 따로 텍스트로 보내기도 안됐기 때문에 그동안 기록한 241편의 글을 옮기느라 고생했다. 서버가 불안정하지 않으면서도 씀과 비슷앱은 없을까 찾던 중에 펜케이크를 만났다.


펜케이크

여러 앱 중에서도 펜케이크를 선택한 이유는 '씀'과 느낌이 비슷하면서도 구글 드라이브와 동기화가 가능했기 때문이다. 펜케이크는 씀과 다르게 다크모드, 글꼴크기 변경이 자유롭고 사진 넣기가 가능하다. 다만 씀의 경우 공개하기로 유저와 교류하는 것이 가능한 반면, 펜케이크는 구글 킵처럼 텍스트 공유만 가능하다.

씀(좌)과 펜케이크(우) 비교


첫 화면을 이야기 목록으로 할지를 설정할 수 있는데, 필자는 목록별로 구분해서 메모하기 때문에 첫화면으로 설정했다.

첫화면에 이야기 목록에서 원하는 목록을 선택하면 해당 목록의 리스트를 볼 수 있다.


펜케이크만의 독특한 기능이라면 글 추가하기라고 말하고 싶다. 글을 추가할 때 보통 '추가하기' 버튼을 제공하는데, 펜케이크는 위에서 아래로 끌어당기는 제스처로 추가하기 버튼을 대신한다. 처음엔 이런 제스처 방식이 어색했지만 나중에는 다른 어플에도 제스처를 취할 만큼 편리했다.

펜케이크 쓰기 Flow

펜케이크는 쓴 글을 단말기에 저장한 뒤 데이터가 연결되면 구글 동기화가 이뤄지므로 오프라인 모드에서도 작성하기 좋았다. 씀에 작성했던 글을 옮긴 후 최근에는 개인 일기장으로 사용하고 있다.



정리하면

구글 킵은 인사이트를 주는 구절을 그때그때 메모하고 글 쓸 때 활용하기 위해 사용한다면, 씀은 작품처럼 다른 사람과 공유하기 위해 사용했다. 펜케이크는 올해부터 사용한 거지만 두 번 탭해서 글 수정하기, 아래로 끌어당겨 글 작성하기 등 편리한 방식 덕분에 자주 사용하게 됐다.


메모 앱에서 중요한 점은 얼마나 쉽게 글을 추가하고, 수정하고, 다시 찾을 수 있는지에 있다. 다만 앱마다 가지고 있는 특징이 다르기 때문에 우열을 가리기보다는 용도에 맞게 사용해보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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