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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꽃비내린 Jun 27. 2020

누구나 할 수 있는 앱 크리틱 분석법

기획공부를 시작하는 사람을 위한 앱 분석 팁

지금까지 앱크리틱 탐구 매거진에서 6가지의 앱을 분석했다. 브런치편부터 읽어오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앱 크리틱을 처음부터 잘해온 것은 아니며, 조금씩 살을 덧붙여가며 넷플릭스편에서 상, 하편으로 나눌 만큼 탄탄한 구성으로 만들 수 있었다. 연재를 진행하면서 부족한 부분을 어떻게 채울 수 있을까 늘 고민이지만 기존 포맷을 개편할 겸 해서 앱 크리틱 분석법에 대해 공유해보고자 한다. 그동안 스스로 앱을 분석해보고 싶었지만 방법을 몰라 어려워했던 분들께 도움이 되길 바라며, 앱 크리틱 분석을 하면서 어떤 과정을 거쳐왔는지 하나씩 파헤쳐보겠다.


앱 살펴보기


처음 앱을 분석할 때 배경지식이 없는 상태에서 시작하는 것이 좋다. 사용자의 눈으로 앱을 바라봐야지 좋은 사용경험과 나쁜 사용경험을 구분할 수 있다. 다른 사람이 쓴 분석글이나 관련 자료를 읽다 보면 앱에서 제공하는 기능들이 당연하게 느껴져 무심코 지나갈 수 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 평소 자주 쓰는 서비스의 경우 원래 습관대로 쓰면서 좋다고 느끼는 부분이 있을 때마다 화면을 캡처해놓는다. 처음 사용하는 서비스의 경우 앱 내 기능들을 배운다는 마음으로 하나씩 둘러보면 좋다.


캡처를 할 때 주의할 점은 좋다고(혹은 나쁘다고) 느꼈던 부분만 캡처하는 것이 아니라, 경험한 지점까지 앞뒤로 연속적인 과정까지 캡처하는 것이다. 다 기억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긴 시간(필자의 경우 짧으면 3주, 길면 4주 정도 걸린다) 동안 틈틈이 분석하다 보면 잊어버리기 마련이다. 자신이 느꼈던 감정을 화면만 봐도 딱 떠올릴 수 있도록 연속된 화면을 캡처한다.


뼈대 만들기


좋은 사용경험과 나쁜 사용경험 사례를 충분히 모으면(4~5개 정도) 캡처 화면을 한 곳에 모은다. 필자의 경우 AdobeXD를 활용한다. 팁을 주자면 IA에서 가장 상위 메뉴를 기준으로 모으면 찾아보기 쉽다.


상위 메뉴 기준으로 캡처 화면 모으기


뼈대 만들기는 여기서부터 시작이라 보면 된다. 중요한 포인트라 생각하는 화면에는 간단한 코멘트를 다는데, 추후 브런치에 글로 옮길 때 소제목으로 활용한다. 처음부터 너무 정제된 표현보다는 그때 느꼈던 감정을 날 것 그대로 남기길 추천한다. 그래야 글을 쓸 때 사용자의 언어로 풀어낼 수 있다.


코멘트에는 구체적인 상황과 뭐가 좋고/불편한지, 왜 이렇게 했을지 추측한 내용 등을 담는다


IA를 그리면서 잘 사용하지 않았던 기능들을 살펴본다. 그 과정에서 새로운 사례들을 찾을 수 있는데, 마찬가지로 캡처해서 한 곳에 모아 두고 코멘트를 달아준다.


비즈니스 모델 정리하기


이제 배경지식을 채우는 단계다. 앱을 사용하기만 해선 비즈니스모델을 추측하기가 쉽지 않다. 그럴 때 도움이 되는 소스로는 앱 혹은 웹사이트의 약관 및 정책, 공지사항, FAQ, 기술블로그, 뉴스 등이 있다. 약관 및 정책에는 어떤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고 어디에 이용하는지 설명해놓고 있다. 고객정보를 공유하는 협력업체도 확인하면 대략적으로 이해관계자가 누구인지 알 수 있다. 공지사항이나 FAQ는 새로운 기능이 추가되면 자세하게 용도를 설명해놓기 때문에 서비스의 의도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


기술블로그는 넷플릭스의 추천시스템을 분석하면서 알게 됐다. 어떤 기술을 사용했냐 보다는 그 기술이 서비스에 어떻게 보이는지에 집중해서 보면 좋다. 마지막으로 뉴스를 볼 때는 대표 혹은 관계자의 인터뷰 글 위주로 보면 좋다. 회사의 비전과 미래상을 보는데 도움이 된다. 넷플릭스의 경우는 국내 기사에는 없고 영문 기사도 자세하게 나타나 있지 않아 IR자료를 많이 참고했다. IR자료가 있는 서비스면 보면 좋을 듯하다.


기술적인 부분을 잘 몰라도 이런 걸 고려하는구나 정도만 이해하면 된다


이 과정에서 사용경험과 연결되는 부분이 있다면 코멘트에 추가로 적는다. 추측한 것이 맞으면 그대로 두고 틀리면 수정하면 된다. 여기서 분석하는 법을 많이 배울 수 있다. 배경지식을 충분히 채웠다면 Pain Point와 Pain Killer를 정리할 수 있다. 두 항목을 토대로 어떤 서비스인지 정의해 본다.


Revenue는 서비스 이용금액을 사용자에게 받는지, 기업에게 받는지 혹은 둘 다에게서 받는지를 고려해서 정리한다. 이 Revenue에 영향을 주는 활동요소가 핵심 활동요소이다. 넷플릭스의 경우 시청시간이 길수록 구독을 취소하지 않고 유지한다. 그러므로 '시청하기'가 핵심 활동요소이다. 핵심 지표는 앱서비스에서 주로 보는 지표를 검색하고 그중 핵심 활동요소와 관련된 지표를 정리했다.


비즈니스모델이 정리되면 코어를 정의한다. 사용자가 이 서비스를 이용하는 이유 즉 핵심가치를 정의하는 것인데, 비즈니스모델과 핵심지표 그리고 핵심 활동요소를 참고해서 포괄할 수 있는 한 단어로 표현한다.


활동요소 도표로 만들기


사용자의 경험을 이해하기 좋은 방법은 처음부터 UI 설계를 생각하지 않고 경험을 단순화하는 것이다. 이 방법은 웹기획 실무 교육을 들으면서 알게 됐는데, 단순히 좋은 사용경험과 나쁜 사용경험을 나열하는 것보다 훨씬 논리적으로 설명하는데 도움을 받았다. 이 버튼을 누르면 어떤 화면이 나오고, 어떤 팝업이 떠야 하고 식으로 먼저 생각하면 고정관념에 갇히기 쉽다. 오히려 사용자가 취하는 행동을 단순화한 다음(찾고, 보고, 사고 등등), 이 앱에선 이 단순화된 과정을 어떻게 구체적으로 풀어나갔을까로 접근하는 것이 유연하게 판단하기 좋다.


구체화하는 과정에서 아쉬운 포인트를 찾으면 기획자의 입장에서도 사용자가 핵심 활동을 유지할 수 있는 개선방안을 찾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사용자별로 활동요소가 다르다고 판단되면 구분해서 정의하면 좋다.


최종 결과물

이 정도만 하더라도 충분히 글 한편을 쓸 만한 내용이 나온다. 위에 언급한 앱 살펴보기, 뼈대 만들기, 비즈니스 모델 정리하기, 활동요소 도표로 만들기 등 외 개인의 경험, 컬러 등의 요소는 분석하면서 알게 되는 부분으로 따로 설명하지 않겠다.


분석을 하다 보면 이 정도까지 봐야 될까 싶을 만큼 귀찮은 과정도 있고, 스트레스를 받기도 한다. 그럼에도 짤막하게 적은 코멘트를 글로 풀어낼 때 즐거움이 있었기에 끝까지 완성할 수 있었다. 대부분의 경우 앱을 제대로 분석해보고 싶지만 그러지 못했던 이유는 뭐부터 해야 할지 막막해서이지 않을까 싶다. 필자 또한 처음 앱 분석을 시작할 때 망망대해에 홀로 배를 젓는 기분이었다. 브런치 혹은 구글링을 하며 찾아낸 분석 글들을 참고하고, 글의 구조를 만들고, 새 글을 쓸 때마다 '이번에 어떤 걸 더 넣어볼까' 하는 식의 시행착오를 거친 덕분에 점차 노하우가 생길 수 있었다.


이 글을 계기로 더 많은 분들이 앱 분석을 직접 해볼 수 있길 바라며, 더 좋은 분석방법을 서로 공유하고 배울 수 있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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