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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꽃비내린 Jul 18. 2020

매일 회고 노트 쓰기

신입이 가지면 좋은 습관

지난 글 <주니어 기획자가 느끼는 고민들>을 발행한 다음 주에 우리 회사 직원 중 두 분이나 글을 봤다며 말을 걸었다. 브런치라는 공간에선 익명 작가로 허심탄회하게 글을 쓰려고 했는데, 부담 아닌 부담이 생겼다.. 뭐.. 그래도 덕분에 먼저 그 고민들을 겪고 이겨낸 선배분들의 조언들을 들을 수 있었으니, 마음속에 담아두지 않고 공개하길 잘했다고 생각한다. 이 글을 혹시나 읽고 계실 두 분께 감사하단 말을 전하며 이번 글을 시작하려 한다.




7월 1일, 입사 당일부터 챙기는 습관이 있다. 그것은 바로 매일 업무일과 중에 있었던 일들을 회고하는 것이다. 회고하는 방법은 1월 즈음 어느 브런치 글에서 개발자분이 회고하는 방식을 소개하는 걸 참고했다. 먼저 노트를 준비한다. 손으로 쓰는 게 편한 사람은 노트를, 타자가 편한 사람은 노트 앱을 쓰면 된다. 나의 경우 원노트를 쓴다. 노트에 들어갈 내용은 다음과 같다.


1. 수행
2. 공부
3. 만족
4. 아쉬움
5. 개선점
6. 느낀점


수행의 경우 오늘 하루 동안 했던 업무를 정리한다. 내가 오늘 어떤 일을 했는지 생각하다 보면 그다음 2~6 항목도 자연스럽게 떠오르는데 도움된다. 그 외에도 하루에 할 수 있는 업무량을 볼 수 있어 향후에 유사한 업무를 맡았을 때 얼마큼 처리할 수 있는지 감안하기 좋다.


공부의 경우 일을 하면서 인터넷으로 검색해서 알게 된 정보들, 혹은 팀원과 얘기하면서 알게 된 도메인 지식들을 써놓는다. 업무 중에 알게 된 것들을 따로 정리는 하지만, 복습 겸 떠오르는 대로 쓰면 내가 잘 이해하고 있는지 점검할 수 있어 좋다. 쓰면서 추가로 궁금한 점이 생길 때도 있는데 책이나 인터넷을 참고해서 채워나가면 된다. 말 그대로 셀프 공부다.


지난 회사에서 엑셀로 데이터 분석을 해보면서 모르는 부분을 찾아봤던 글들


만족과 아쉬움의 경우 업무를 하면서 좋고 아쉬웠던 점을 점검하는 것이다. 나의 경우를 예로 들면 한 가지에 너무 깊숙이 파고들어 시간을 질질 끄는 일이 종종 있었다. 시간을 잡아먹었다면 왜 잡아먹었는지 원인을 생각해보고, 예상보다 빨리 일을 처리했다면 왜 잘할 수 있었는지를 고민하면서 최적의 방법을 찾으려 했다. 일종의 나태함이 생기지 않도록 매일 긴장감을 유지하기 위한 방편이라 볼 수 있다. 늘 잘할 수 없기 때문에 잘하지 못한 점이 있다면 반드시 그다음에 반복되지 않게 대처방법을 고민해본다.


개선의 경우 아쉬움에서 썼던 것을 토대로 다음날 액션을 취할 수 있는 방법들을 쓰는 것이다. 멀리 보지 말고 바로 다음날 할 수 있는 일들 혹은 조금 시간이 걸려도 일주일 내에 할 수 있는 일들을 쓴다. 그래야 다음날에 실천해보고 좋은 방법인지 아닌지를 판단할 수 있다. 

엑셀 고유개수를 이용한 피벗테이블에서 수치가 달라 원인을 찾아보던 중 알게 된 점들 그리고 다음날 액션까지 적었다.


마지막으로 느낀점은 하루 일과에 대한 총평이라 볼 수 있다. 업무 외에도 직장생활을 하면서 겪는 어려움 혹은 좋았던 경험을 떠올려보고 그에 대해 느낀 점을 쓴다. 여기서 쓴 글이 발전해서 브런치 글에도 쓰기도 한다. (주니어 기획자가 느끼는 고민들도 회고 노트에서 나왔다.)


이전에 회사에서 3개월 동안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회고 노트를 매일 썼었다. 사정상 중간에 며칠을 빼먹은 경우도 있지만 웬만해선 매일 꾸준히 했다. 취업준비를 하는 중에는 자소서를 쓰기 위해 이 노트를 자주 들쳐보곤 했는데, 그때마다 언제 이런 글을 썼지 하며 신기해했었다. 이전에 고민했던 것들이 현재도 고민하는 순간이 오는데 과거의 나를 참고 삼아 해결책을 마련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금은 단지 몇 개월에 불과한 노트지만 매일 차곡차곡 쌓다 보면 그것이 나중에 큰 어려움에 부딪혔을 때 스스로 해답을 찾을 수 있는 비법노트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 글을 읽고 회고 노트를 시작하려는 분들께 당부하고 싶은 말.

회고 노트는 반드시 당일에 써야 한다. 당일에 가장 기억이 선명하기 때문에 하루가 지나면 잘 써지지 않기 마련이다. 처음이 어렵지 습관을 붙이면 꾸준히 하게 된다. 나의 경우 퇴근길에 지하철을 타는 동안 쓴다. 습관을 만들려면 원래 가진 습관과 함께 하는 것이 좋다. 오늘부터 스마트폰을 켜고 당장 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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