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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 기반 의사결정 문화를 위해

전략적 사용자 행동 분석을 읽고서

by 꽃비내린

최근 회사 내에서 데이터 기반의 의사결정 문화를 정착하기 위해 MMP와 앱분석툴을 검토하고 있다. 지난 12월 전사 워크숍에서 구성원이 생각하는 인재상에 대해 토론할 기회가 있었다. 모두가 PO와 일부 인원을 제외하곤 SQL을 다룰 줄 모르고 데이터에 접근 권한이 없다는 사실을 알아차렸다. 우리가 데이터 기반의 의사결정을 정말 하고 있나. 누구나 쉽게 데이터에 접근하고 데이터로 근거를 마련할 수 있어야 하지 않나. 우리는 데이터에 접근하는데 허들이 없어야 한다는 점에 공감했다.

나는 SQL 기초와 Python 기반의 데이터 분석 언어인 PySpark SQL 기초 세미나를 주최해 구성원 대상으로 교육을 진행했다. 하지만 기초적인 문법에 앞서 DB를 구성원(인턴 포함) 모두에게 열어줬을 때 보안적인 이슈라던지, PySpark의 경우 설치 및 분석 환경 구축에 개발자의 도움이 필수라던지 등의 문제로 확장성이 적었고, 1시간 정도의 교육만으론 모든 문법을 이해하기 어렵기 때문에 실제로 업무에 활용하는 분들은 많지 않았다.

앱분석툴은 DB 접근권한이 제한된 환경에서 SQL 지식이 없이도 쉽게 고급 분석을 할 수 있게 도와준다. 앱분석툴의 가격이 비싸서 도입이 어렵다면 스타트업 대상 1년 무료 지원 혜택을 알아보거나 무료 플랜으로 시작하면서 회사에서 잘 활용할지 시험적으로 이용해 볼 수 있다. 우리는 러닝커브가 적은 믹스패널을 이용하기로 결정했다. 우선 1년 무료 지원으로 먼저 도입해 보고 팀에서 잘 활용해보려고 한다.

앱분석툴의 실요성에 대해 의견이 분분하다. 어떤 스타트업은 분석툴을 도입하고 제대로 활용하지 않아 결국 중단한다. 분석툴 도입이 실패되는 주요 이유는 세 가지다. 첫째, 어떤 분석을 할지 모르겠다.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 문화가 아직 성숙하지 않는 환경이라면 도입을 하고 나서 방치해 둘 확률이 높다. 분석툴도 잘 활용하려면 제품의 핵심 경험부터 이벤트를 심어보고 분석을 시작하는 것이 필요하다. 둘째, 이벤트 텍소노미에 대한 이해도가 적다. 분석툴은 도입만 한다고 해서 모든 데이터가 대시보드에 표시되지 않는다. 분석툴에서 데이터를 가져올 수 있도록 이벤트를 심는 것이 필요하다. 이벤트 텍소노미는 이벤트의 명칭방식, 트리거 조건, 파라미터 등을 정리한 문서에 가깝다. 초기에 작성방식에 대해 합의가 되지 않으면 중구난방으로 이벤트가 만들어지고 데이터 수집의 신뢰성이 떨어질 수 있다. 마지막으로, 툴에 익숙하지 않다. 물론 SQL 문법을 배우는 것보다는 쉬우나 툴의 모든 기능을 처음부터 알기 어렵고 기본 템플릿만 사용하면서 툴을 도입하기 전과 후가 별 차이를 못 느끼는 일이 생긴다.

'전략적 사용자 행동 분석' 책은 앱 분석툴을 효과적으로 활용해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방법을 안내한다. 이 책을 꺼내든 사람이라면 사내 누구보다 데이터 분석 환경에 대한 열망이 있을 것이다. 잘 찾아오셨다. 이 책이 프로덕트 분석에 대한 기초 지식과 믹스패널의 구축부터 이벤트 텍소노미 정의에 도움을 줄 것이다.

믹스패널 등 앱분석툴을 잘 다룬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중요한 건 어떤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지를 잘 정의하고 이를 검증하기 위한 쉬운 방법을 찾는 것이다. 저자의 말미에도 언급한 것처럼 고급 분석방식을 쓴다고 좋은 것은 아니다. 유저 몇 명에게 물어서 바로 알 수 있다면 예측모델링 등으로 오랜 시간을 쓰는 것은 낭비다. 무작정 데이터로 분석하려기 보다 어떤 문제를 검증하고 싶은지를 먼저 정의하는 습관을 가지면 좋다.

이 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읽기보다, 그때그때 필요한 부분을 찾아서 읽는 것을 추천한다. 프로덕트 분석이 처음이라면 1~4장과 7장을 먼저 읽고 믹스패널을 도입 혹은 사용할 때 5~6장과 8장에서 필요한 부분만 읽어본다. 데이터 드리븐이 중요한 시기에 '전략적 사용자 행동 분석' 책을 참고해 각자의 회사에서 데이터 분석 문화를 잘 정착할 수 있기를 바란다.

* 이 글은 책을 무료로 지급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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