든든한 동료가 있다면 해낼 수 있다

일곱째 밤

by 꽃비내린

불행은 한 번에 찾아온다 했던가. 오늘 나는 직장 동료 앞에서 눈물을 왈칵 쏟아내고 말았다. 각 팀의 업무가 많아지면서 더 이상 소수의 개발자가 여러 앱을 맡아 개발하기 어려워졌다. 몇 개월 전부터 프론트엔드 개발자 채용을 진행했다. 괜찮은 사람을 뽑아도 출근 전날 고사하는 일이 반복되면서 채용기간이 늘어졌다. 일부는 너무 깐깐하게 보는 게 아니냐 했다. 우리 팀은 변화가 필요했고 적당히 하는 사람으로 타협하고 싶지 않았다.


그 와중에 백엔드 개발자인 A도 이직 의사를 밝혔다. 우리 팀의 개발자가 공석이란 말이다. 지난주만 해도 우리 팀을 서포트해 줄 프론트와 백엔드 개발자가 있는 걸로 알고 있었다. 매출 목표가 상향된 만큼 도전적인 과제도 많고 킥오프만 하면 되는 상황이었다.


"C는 5월까지 신규 제품 론칭으로 달려야 하는 상황이에요." 오키. 그럼 남은 개발자 두 분이 맡아주면 되겠네요. A가 손을 들었다. 원래 5월 중순이 퇴사지만 연차를 소진하면 넷째 주부터 빈다고 했다. 다른 작업 마감이 우선이라 이번 주는 어렵다는 소식을 전했다. 그렇게 되면 유일한 개발자는 E 밖에 없었다.


머릿속이 새하애졌다. 목표치는 높은데 제품을 못 만든다. 어떻게 받아들일지 몰라서 몇 초 간 아무 말도 못 했다. 회의는 당혹감을 남긴 채 어영부영 마무리 했다. 나는 E에게 따로 얘기하자고 불렀다. 다른 팀 개발자가 다시 우리 제품도 맡을 수 없는지, 프리랜서라도 고용할 수 없는지. 모든 선택지가 어렵다는 답을 받자 울컥 눈물이 났다.


갑작스런 눈물에 당황했을 법 한데 E는 차분히 기다려줬다. 대안이 아주 없지 않다고, 본인이 백엔드를 해서라도 밀리지 않게 해주겠다고 말했다. 다른 팀 업무도 있어 그가 바쁜 걸 알고 있기에 야근하고서라도 발 벗고 도와주려는 그가 고마웠다. E는 본인 스스로를 네거티브한 사람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내가 보는 그는 최악의 상황에서도 최선을 찾는 사람이었다. 든든한 동료가 옆에 있다면 어려운 상황도 헤쳐나갈 수 있다는 걸 다시금 기억하는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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