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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꽃비내린 Mar 24. 2020

사회가 발전하면 나도 더 행복해 질까

한국의 취준생이 바칼로레아 철학에 답하다 (1)

사회가 발전하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현실입니다. 우리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사회는 빠르게 변화하고 있고, 우리는 여기에 휩쓸리지 않게 나라는 주체를 바로 세워야겠죠. 사회의 발전은 나의 행복과 어떤 관계가 있을까요? 여기에 사뭇 다른 주장을 펼치는 두 석학들을 소개합니다.


보건 통계학자 한스 로슬링은 TED 강연에서 국가별 보건 수준과 임금 수준이 시간 흐름에 따라 어떤 변화 양상을 보여줬습니다. 1870년대 유럽 아이들의 수명은 짧았으나 20세기로 넘어가면서 90% 이상이 첫돌을 넘겼습니다. 전 세계와 비교해 통계를 볼 때 도달하는 시기의 차이일 뿐 살아가는 데 최소한 수준을 대부분 충족했고 할 수 있습니다.

 

한스 로슬링은 이런 통계적 결과를 보면서 두 가지를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첫째는 성장의 목적은 무엇인가이며, 둘째는 성장을 위한 도구는 어떤 것인가입니다. 그는 가장 중요한 도구를 '경제적 성장'이라 정의했는데, 공중보건 측면에서 생존의 80%를 설명하기 때문입니다. 


국가가 성장하기 위해선 경제적 성장 외에도 인프라, 교육, 인적자원 등에 투자가 필요합니다. 이런 투자가 제대로 기능하기 위해선 '우리가 성장해야 할 이유 즉 목적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져야 합니다. 한스 로슬링은 인권과 문화를 가장 중요한 목표로 가져야 한다고 말합니다. 특히 이 문화는 사람 사이에 교류할 수 있는 공통의 특성으로 서로를 결속시키게 합니다. 문화를 통해서 인간은 소속감을 느끼고 살아갈 이유를 찾습니다. 한스 로슬링의 말을 빌리자면 문화는 삶의 행복이자 가치인 것 입니다.


경제학자 다니엘 코엔은 현대에 와서 성장이 상대적인 박탈감을 준다고 주장합니다. 저서 <초예측>에 따르면 1870~1970년에는 중산층도 기술 혁신의 혜택을 누려왔으나 오늘날 중산층은 과학기술이 제공하는 혜택에서 소외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경제학자들은 소득 양극화도 이야기합니다. 상위 1퍼센트에 속하는 위대한 아티스트, 축구 선수 등은 전 세계 수억 명의 텔레비전 시청자 덕분에 엄청난 수입을 벌어들이고 있습니다. 새로운 과학 기술을 독점적으로 누리는 사람들은 그 기술의 적용 범위가 클수록 더 많은 돈을 법니다.
<초예측> 289p

다니엘 코엔은 사회가 발전하면서도 행복하지 못하는 이유로 부의 수준뿐 아니라 개인의 의식 수준 또한 높아진 점을 지목했습니다. 가령 스마트폰이 출시된 초기에 가치 있는 제품으로 느껴졌으나, 현재는 누구나 가지고 있는 당연한 제품으로 인식하는 것이 그 예입니다. 인간은 한번 만족하면 그치지 않으며 곧 현재 상태에 불만을 가지게 됩니다. 지금보다 더 높은 수준을 원하게 되는 것이죠.


다니엘 코엔의 말에 따르면, 현대에 들어서 사람들은 자신이 무엇을 원하지 모르면서 다른 사람이 소유한 것을 일단 가지려고 합니다. 주변 사람과 비교하며 조금씩 나아지는 것처럼 느끼더라도 이미 자신보다 높은 위치에 있는 사람을 알게 되면 이제까지 누려왔던 것들에도 만족하지 못하게 됩니다. 요즘처럼 SNS상에 부를 과시하는 계층을 쉽게 볼 수 있는 사회에서 이러한 박탈감은 두드러질 것입니다. 


저의 생각은 이렇습니다. 나의 행복은 사회의 발전에 비례하는 건 맞습니다. 다만 우상향을 그리는 직선 그래프가 아니라 일정 이상 가파르게 오르다 기울기가 점차 완만해가는 그래프일 것입니다. 인간이 살기 위한 최소한의 경제적인 조건은 필요하며, 사회의 발전에 따라 개인의 행복은 증가합니다. 다만 기본 소득을 갖춘 조건에서는 더 이상 소득이 개인의 행복을 좌지우지 않습니다. 이때부터 얼마나 '의미 있는 삶'을 살아가고자 마음먹느냐에 따라 행복해진다고 생각합니다. 



표지 이미지 출처: https://commencement.princeton.edu/schedule-events/baccalaure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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