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왜 아름다움에 끌리는 걸까요?
한국의 취준생이 바칼로레아 철학에 답하다 (5)
'무엇이 아름다운가'에 대해선 각자가 생각하는 미의 기준에 따라 답할 수 있습니다. 꼭 아름답다는 말이 아니더라도 '나는 이걸 더 좋아해'라는 선호를 얘기하기도 하죠. 우리는 왜 어떤 대상에 대해 아름답다고 할까요? 그리고 아름다운 것에 끌리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신경학자 안잔 채터지(Anjan Chatterjee)는 TED 강연 '뇌가 아름다움을 판단하는 방법'에서 진화심리학의 관점에서 '아름다움'에 대해 설명합니다. 우리가 상대를 아름답다고 보는 것은 집단의 생존을 고려하는 요소가 작용합니다. 얼굴에 대해 매력적으로 보이는 요인에는 평균화, 대칭성, 호르몬 작용 세 가지를 들고 있는데요. 각각을 설명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평균적인 얼굴은 한 집단의 중심적인 경향을 나타냅니다. 여러 집단의 특징들을 골고루 보유할수록 우리는 유전적으로 다양성이 높고, 환경에 대한 적응을 잘할 것이라 판단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평균에 가까운 얼굴을 봤을 때 매력을 느끼고 평균에서 벗어나는 얼굴에는 매력을 덜 느낍니다.
둘째, 얼굴의 좌우대칭이 이뤄지면 아름답다고 느낍니다. 일부 비대칭성은 발달 장애, 기생충 감염 등에 의해 나타납니다. 대칭성은 외부적인 위험요소에 영향을 덜 받았다는 표시이자 건강하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생존이 높을 것이라 판단합니다. 따라서 대칭적인 얼굴일수록 매력을 느끼게 되는 것이지요.
셋째, 성호르몬의 분비 정도는 얼굴에 반영되며, 성호르몬 비율이 높을수록 매력적으로 느낍니다. 안잔 채터지는 '에스트로겐'이 생식 능력이 있음을 알리는 특징을 만들어낸다고 말합니다. 그래서 남성은 일반적으로 젊음과 성숙함을 갖춘 여성에게 매력을 느낀다고 합니다. 반면 테스토스테론은 면역 체계를 억제하고 있어 생존에 오히려 불리한 요소입니다. 그럼에도 여성은 테스토스테론이 강한 특징을 가진 얼굴에 매력을 느끼는 걸까요? 학자들은 핸디캡의 원리로 설명합니다. 면역 체계를 억제하는 핸디캡(테스토스테론)을 견뎌낼 만큼 특별히 건강한 남성만이 자손을 만들 능력이 있음을 과시할 수 있는 것입니다.
찰스 다윈은 핸디캡의 원리를 '성 선택 이론'으로 설명합니다. 다윈은 '종의 기원'에서 생존에 조금이라도 이익이 되는 변이가 있으면 이 변이를 가진 개체는 살아남아 자손에게 전해진다고 설명합니다. 생존에 적합한 변이가 보존되는 원리를 '자연선택'이라고 하는데요. 다윈은 동물을 관찰하면서 자연선택에 맞지 않는 특성들을 관찰하면서 그 이유를 '성 선택'으로 설명합니다.
성 선택 이론은 생존하는 데 불필요해 보이는 특징들이 발달한 것은 생존이 아닌 번식을 위해서라는 이론입니다. 성선택의 메커니즘인 '성간선택'은 이성 간의 선택을 의미하는데, 보통 암컷이 수컷을 선택하는 성간선택이 일어나기 때문에 암컷선택이라고도 부릅니다. 성간선택의 예로는 수컷 공작새의 꽁지깃입니다. 공작새의 꽁지깃은 생존에는 도움되지 않지만 화려할수록 암컷이 눈길을 끄는데 유용하기 때문에 성간선택에 주요 요인이 됩니다. 이는 생존에 불리해 보이는 특징들이 발달하는 모순이 생기는 이유입니다.
이런 보편적인 요소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개인의 취향이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사실 아름답다고 느끼는 요소들은 개체의 선택과 무관하게 오랜 시간이 지나면서 생존에 유리한 특징을 가친 개체가 살아남으면서 유전된 결과이기 때문입니다. 즉 개개인마다 선호하는 신체적 특징이 다르더라도, 생존과 연관된 특징들만이 살아남아 보편성을 띄게 된다는 의미입니다.
[참고자료]
https://ko.wikipedia.org/wiki/%EC%84%B1_%EC%84%A0%ED%83%9D
이미지 출처: Photo by Amanda Dalbjörn on Unsplash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