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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꽃비내린 Apr 04. 2020

내가 폴바셋을 좋아하는 이유

단골카페는 디테일이 다르다

'프랜차이즈 카페는 무조건 스타벅스'라고 외치던 내가 폴바셋에 단골이 될 줄이야. 폴바셋과의 인연은 커핑 클래스에서 시작했다. 폴바셋은 매달 커핑 클래스와 브루잉 클래스를 진행한다. 나는 브런치에서 본 '커핑'에 끌려 클래스가 없나 구글링을 했었다. 프랜차이즈 카페 중에는 이디야와 폴바셋이 커핑 클래스를 운영했는데, 이디야는 페이스북에서 모집글이 올라오면 선착순으로 신청해야 해서 불편했다. 대신 폴바셋은 온오프믹스에서 여유롭게 일정을 선택해서 신청할 수 있어, 폴바셋에서 커핑을 배우기로 했다.


커핑 클래스를 하기 전에는 폴바셋은 '아이스크림'이 유명한 정도로만 알고 있었다. 주변에 폴바셋 지점도 많이 없어 한 두 번 정도만 갔었는데 클래스가 열리는 지점을 방문하면서 생각이 바뀌었다. 커핑 클래스에서 친절하게 설명해주신 기억이 남아 브루잉 클래스도 신청했는데, 여기서 나는 폴바셋의 매력에 빠지게 됐다.


브루잉 클래스에선 추출한 커피를 여러 번 마시기 때문에 빈 속에 먹으니 속이 쓰렸다. 평소 커피 한 잔으로 충분한데 그 이상을 마시니 힘들 수밖에. 이점을 알았는지 마지막 커피잔과 함께 마무리하면서 에그타르트를 깜짝 선물로 같이 주었다. 씁쓸한 커피와 부드러운 에그타르트의 맛의 조합은 훌륭했다. 그전까지 커피를 참아가며 마셨던 게 보상받는 느낌이랄까.

클래스에서 먹은 에그타르트와 선물로 받은 드립백 그리고 원두

브루잉 클래스가 끝난 뒤에 참가한 모든 분들께 드립백과 원두 200g을 봉투에 담아 주었는데, 생각지도 못한 사은품이라 기분이 좋았다. 클래스 시간과 마시는 커피 양을 생각하면 참가비가 저렴한 편인데, 남는 게 싶을까 할 정도로 더 많이 얻어가는 기분이 들었다. 마침 멀지 않은 위치이기도 해서 그 뒤로 카페에 갈 때면 항상 폴바셋에 가게 됐다.


폴바셋에서 3개월 정도를 간간히 들리면서 '폴바셋은 무엇이 다른가'를 곰곰이 생각했는데 확실히 다른 카페에 비해 디테일이 남달랐다. 하나는 직원의 고객응대에서 알 수 있었다.


"안돼요 보다 시간이 걸리는데 괜찮으세요?"라는 말

브루잉 클래스에서 먹었던 에그타르트가 계속 생각이 나서 그다음 주말에 방문했을 시기였다. 내가 막 도착했을 때 에그타르트가 있던 자리엔 빈 트레이만 있었다. 하필 앞에 손님이 마지막 남은 에그타르트를 사버린 것이다. 에그타르트를 먹으려고 온 거라 되돌아가기가 무척 아쉬웠다. 염치를 불구하고 직원분께 혹시 남은 에그타르트가 없는지 물었다. 직원은 다른 직원에게 지금 에그타르트를 굽고 있는 중인지 묻더니, 시간이 오래 걸릴 텐데 괜찮으세요?라고 물었다. 어차피 카페에서 노트북 작업을 할 생각이라 기다릴 수 있다고 대답했다.


그래서 에그타르트를 미리 결제해놓고 나중에 받아도 되는지 여쭸는데, 특이한 케이스라 당황하셨을 수도 있을 텐데도 영수증에 이름과 연락처를 받아두고 에그타르트가 나오면 말씀드리겠다고 안내해주었다. 예외적인 상황에서도 침착하게 응대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에그타르트가 나오기까지 시간이 꽤 걸렸다. 30분이 지나고 나서 언제 나올지 궁금하던 차에 직원분이 연락 대신 직접 테이블로 가져다주셨다. 거기에는 포르투갈 국기가 꽂혀있었다. 그날이 특별한 날이어서 꽂혀있었는지 모르지만 특별한 디저트를 받은 느낌이었다.

포르투갈 깃발이 꽂힌 에그타르트

고객에게 대접받는다는 느낌을 주는 것이 바로 단골카페만의 디테일이지 않을까. 나는 에그타르트 사건에서 본 직원의 친절함에 반해 그 뒤로도 자주 방문하게 됐고 지금도 노트북 작업이 필요할 때면 종종 방문한다. 최근엔 폴바셋 어플도 다운해놓고 골드 등급까지 올렸다. 언제든 편하게 갈 수 있는 단골카페, 나는 폴바셋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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