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일기
2006년 1월 16일
평소에는 감귤류의 여성스러운 향을 선호해왔지만, 올해부터는 능동적인 모습으로 살아가고 싶다는 작은 소망을 담아 CHANEL N°19을 세면대 위에 올려놓고 사용한 지 채 일주일도 안된 오늘.
엄마의 직감은 한 번도 빗나간 적이 없듯이,
너무도 고요한 이층의 정적이 두려워 혹시나 하고 올라가 봤더니,
랄라는 새 향수 반 병을 콸콸 세면대에 쏟아부으며 열심히 세면대를 닦고 있었다.
벌써 이층은 랄라가 쏟은 향수 냄새로 SAKS의 1층을 방불케 하고,
상당히 자랑스러운 듯한 얼굴을 하고 나를 바라보는 랄라.
"엄마 이거 봐. 랄라 지금 청소해요!"
"으악!!! 랄라야!!! 그건 물비누가 아니라 엄마 향수야."
체감기온 영하 20도를 넘나드는 오늘 밤,
아직도 우리 집은 환기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