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ve Eggers
2009년 9월 1일
지난주 내내 감기몸살로 몹시 힘들었다. 하지만 나에게는 Dave Eggers 가 쓴 "What Is the What"이라는 좋은 책이 있었기에 몸은 아팠어도, 정신적으로는 충만감을 느낀 감사한 경험을 했다. 이야기는 어린 소년 Valentino Achak Deng 이 경험한 수단의 내전, 그 후 그가 에티오피아와 케냐의 피난소에서 생활하면서 청년이 되어가는 과정, Lost Boys라는 호칭으로 미국으로 망명의 길을 오르게 되는 삶의 역경과 성취, 그리고 성인이 되기까지 그가 겪은 우리로써는 차마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아픔과 슬픔, 모욕과 설움이 자전적으로 묘사되어 있다.
언제나 역사와 정치 그리고 한 개인의 삶이 어우러진 글은 나에게 큰 감동을 선물해 준다. 생과 사를 넘나들면서도 삶에 대한 불굴의 의지를 보이는 주인공을 접할 때마다, 안락함에 안주하려는 나의 안일한 태도, 이기적인 사고, 불만 섞인 짜증, 늘 무언가 "더" 갖고 싶고, "더" 이루기를 바라는 욕심 많은 삶이, 같은 시대를 사는 인간으로서 얼마나 부끄러운 모습인지에 대해서도 일깨워 준다.
깨어있다는 것. 나를 끊임없이 성찰하고 자아발전을 위해 노력을 해야 하는 이유는, 타인의 아픔을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온정의 불씨를 살려, 작은 힘이나마 보태어 보다 나은 우리가 되도록 함께 전인적 성장을 이루는 경험을 하기 위해서이다. 아무리 양서를 많이 읽는다 해도, 나의 소중한 벗 하나 보듬을 수 없는 사람은 진정히 깨어있다고 말할 수 없다.
계속 주위를 둘러보아야 한다. 그리고 관심을 가져야 한다. 나아가 지금 이 순간 무언가를 느끼고 깨달았다면 실천할 수 있어야 한다. 진정한 교육은 집에서 어떻게 사랑하고 대화하는가. 어떻게 서로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이해하는가에서부터 시작된다. 나이 드신 할머니 할아버지의 손을 따뜻하게 잡아 드리는 일. 부모님께 전화로 안부를 묻는 일. 웃는 낯으로 이웃을 대하고, 음식을 나눠먹고, 우는 친구에게 나의 어깨를 내어주는 일. 서로 마음과 마음으로 소통하는 순간, 우리는 보다 더 먼 이웃들에게도 관심을 가질 수 있다.
우리에게는 열린 교육과 다양한 삶의 간접적/직접적 체험이 필요하다. 어른은 물론이고 아이들도 알아야 할 권리가 있다. 삶의 존엄성에 대해서 그리고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는 선과 악의 소용돌이에 대해서 배워야 한다. 그래서 인간이 가진 잔인함에 대해 냉철히 비판하고 부끄러워할 수 있는 한 가닥의 양심을 가질 수 있어야 한다.
우리는 무엇을 위해 살아가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