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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ainsonata Jul 21. 2022

그대, 돌아오라!

The Hero With  A Thousand Faces

2022년 7월 21일 목요일


융 심리학을 토대로 글을 쓴 작가나 학자는 아주 많다. 그런데 유독 Joseph Campbell (1904 - 1987)과

Robert Johnson (1921 - 2018)이 펴낸 책들이 내게는 인상적이다. 개인적인 관점에서는 융이 평생을 연구한 '신화'에 대한 주제는 Joseph Campbell의 저술이 가장 깊고 웅대하게 다가오고, 융 심리학의 또 하나의 주축인 '꿈'을 다룬 저서는 Robert Johnson의 글이 본질을 균형 있게 전달해준다고 생각한다.


조셉 캠벨은 <천의 얼굴을 가진 영웅>에서 동서양의 수많은 신화 속에 존재하는 영웅들이 체험하게 되는 여행/모험에는 세 가지의 공통점이 존재한다고 말한다. 영어로는 'Departure - Initiation - Return'이라는 표현을 쓴다. 한국어로 출판된 이 책의 목차를 보니 '출발 - 입문 - 귀환'으로 번역되어있다. 조금 더 살을 붙이자면, 출발(Departure)은 익숙한 환경 또는 공동체로부터의 분리를 가리키고, 입문(Initiation)은 육체적/정신적 성장과 변화를 가리킨다. 마지막으로 귀환(Return)이 가리키는 의미는 출발 이전에 속해 있던 공동체로의 복귀를 말함과 동시에, '새로운 역할'을 이행할 수 있는 주체가 되어 돌아옴이 핵심이다. 그래서 이 과정을 'Seperation - Transformation - Return'으로 표기하기도 한다. 


융은 프로이트를 떠났고, 싯다르타는 카필라 국을 떠났고, 자라투스트라는 고향과 고향의 호수를 떠났고, 어린 왕자는 장미를 떠났다. 그들 모두 떠남과 함께 고행과 성찰이 시작되었고, 그로 인해 성장할 수 있었고, 결국은 자신을 포함한 모두를 끓어 안았고, 함께 아파했으며, 결국은 돌아왔다. 그 돌아옴은 정확한 장소로의 귀환, 구체적인 어느 대상으로의 돌아옴이 아니다. 진정한 귀환은 언어의 장벽, 지역의 한계, 문화의 차이를 초월한 '새로운 역할자'로서의 귀환이다. 영웅이 되어야지만 이 과정을 경험하는 건 더더욱 아니다. 평상시에도 '출발 - 입문 - 귀환'의 패턴은 이어진다. 아침에 일어나면 꿈을 떠나 현실로 입문하고 밤이 찾아오면 잠으로 돌아간다. 우리는 엄마 뱃속을 떠나면서 세상에 입문했고 죽음으로 귀환한다. 세계인 모두 코로나 창궐과 함께 '평범한 일상'을 떠나 사회적 거리두기에 입문했고, 이제는 각자의 속도에 맞춰 자신의 자리로 귀환하고 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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