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엉 부엉새가 우는 밤

安分知足

by Rainsonata

2025년 10월 17일 금요일


곧 휴가를 앞두고 있어서 요즘은 내담자들과 일정을 조율하느라 평소보다 분주하다. 해가 일찍 지는 계절이라, 마지막 세션을 마치고 나면 창밖은 이미 노을빛으로 물들어 있다. 저녁을 먹고 올리브색 카디건을 걸친 채 스톰과 산책을 나서면, 저 멀리 산자락에 얇은 붉은 띠가 걸린 풍경이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온다. 어스름이 동네를 천천히 감싸면, 큰뿔부엉이가 이웃집 굴뚝 위로 그림처럼 날아와 앉아 "부 후후훗, 후후-후" 하고 깊고 굵은 소리로 운다. 나도 흙길을 걸으며 "부 후후훗, 후후-후"하고 그 소리를 따라 해 본다. 그러면 스톰은 자신이 신비로운 존재와 결혼했다고 말하며, 긍정과 부정을 초월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본다. 길 건너 부부가 방금 나를 보고 웃었다는 말도 덧붙인다. 말 그대로, '부엉 부엉새가 우는 밤'이다.


이 동네로 이사 온 뒤, 삶을 대하는 시선이 '무엇이 더 필요할까'에서 '이미 충분하구나'로 바뀌었다. 맑은 날씨와 넉넉한 바다가 곁에 있어서인지, 이미 많은 것을 누리고 있다고 느낀다. 아침저녁으로 쌀쌀해지는 시월이면, 나는 야옹이 그림이 그려진 보들보들한 담요를 평소 이불 아래 겹쳐 덮는다. 추위를 잘 타는 나에게 따뜻한 침구는 가을과 겨울을 나기 위한 필수품이다. 할 수만 있다면, 굴뚝 위에 홀로 앉은 큰뿔부엉이에게도 작은 침구 세트를 배달해 주고 싶다. 그런 상상을 하다가, 반듯이 누워 내가 가진 것들 중 삶을 윤택하게 해주는 목록을 떠올린다. 침대, 이불, 베개, 책상, 의자, 피아노, 책, 냉장고, 식기도구, 컴퓨터, 전화, 세면도구, 세탁기, 옷, 운동화, 안경, 물, 전기, 인터넷, 돈, 여권. 이 정도면 충분하지 않은가.


어둠은 누구에게나 고르게 흩뿌려진다. 나는 랄라가 오래전에 선물해 준 '마마베어' 인형을 품에 안고, 스톰과 몇 마디를 나눈 뒤 잠자리에 든다. 그리고 스스로에게 묻는다. 오늘 하루도 편한 마음으로, 분수를 지키며 만족할 줄 아는 안분지족(安分知足)의 삶을 살았는가. 머뭇거림 없이 고개를 끄덕이는 내가 천장을 바라본다. 오늘도 그렇게 살았으니, 내일도 그러리라는 믿음이 큰뿔부엉이의 울음처럼 메아리쳐 멀리 퍼져나간다. 부엉이는 화려한 날갯짓 없이 유유히 하늘을 미끄러지듯 난다. 그 활강의 기술을 나도 배우고 싶다. 또한 부엉이는 조급하지 않게, 한 음 한 음 천천히 소리 내어 운다. 울음소리는 흉내라도 낼 수 있지만, 그 태연하고 그윽한 몸짓은 흉내조차 어려울 것이다.


고요한 어둠 속에서 어릴 적 즐겨 부르던 '겨울밤'의 가사를 흥얼거린다. 부엉이 울음이 들려오는 밤, 할머니 곁에 앉아 옛날이야기를 듣는 꿈을 꾸길 바라며 잠을 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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