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효용

by 김동환

프린트된 지 100년도 더 지난 책을 들춘다.

코 끝을 울리는 종이 냄새, 정교한 활자, 그리고 그 안에 살아 있는 사람들.


많은 사람들이 책은 없어질 것이라고 하지만, 여전히 책은 살아있다.


책이 여타의 매체, 특히 데이터로 남아 있는 매체와 다른 점은 물리적으로 만져질 수 있다는 데에 있다. 특별히 그것이 오래되면, 시각적으로 또는 촉각적으로 느껴지는 것과 별도로 후각적으로도, 그리고 그 남겨진 메모로부터의 유전자가 전해진다.


이것은 우리가 책 읽기를 워낙 단기간에 미시적으로 읽기 때문에, 책의 모양이나 그 시기의 즐거움에 몰두하는 경향이 있어서, 그 책의 장기간의 패턴에는 머물러 있지 못한다. 우리는 그 장기간의 곡선 안에 있지 않기 때문이다. 대부분은 그 마루와 골짜기의 어느 즈음에서 허우적 대는 대중이다.


살아남은 책을 가만히 넘기면, 그 사이에는 진실로 남아있는 손 때가 있다. 그저 정보로 남아있는 데이터가 아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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