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알랭 드 보통의 소설 “Essays in Love (1993, 2006)”에서 그는 이상한 망상에 빠져서 살아가는 사람의 사례를 말해준다. 그 이상한 망상이란 자신이 달걀 프라이라고 생각하고 자신의 모양이 찢어지거나 쏟아질까 봐 어디에도 앉지 못하는 것이었다. 의사는 어떤 처방도 그를 낫게 하지 못했지만, 어느 한 의사가 그에게 늘 토스트를 가지고 다니라고 제안했다. 그러면 앉고 싶을 때 그 토스트를 의자 위에 놓고 앉을 수가 있고, 노른자가 쏟아질 것을 걱정할 필요가 없을 것이라고 하자, 그는 무난하게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었다는 이야기이다.
알랭 드 보통은 사랑도 어쩌면 그와 같은 망상 delusion과 비슷할지도 모른다고 했다. 사랑의 그와 같은 보완재를 찾는 망상 속에서 살아가는 것일 수도.
나는 어쩌면 결혼이란 완벽한 계약일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 계약이란 물질적이고 세속적인 계약이 아니라, 그 어떠한 약속에 가까웠다. 우리의 망상이 잘 흐트러지지 않게, 노른자는 언제든지 수평에서 각도가 기울면 쏟아질 위험이 있었지만, 그 수평을 잘 유지하려는 자세 attitude가 중요하다고. 서로가 서로를 아주 완벽한 존재임을 세뇌하고 세뇌시키지만 그것이 결국 지속적인 경험과 현실이 되어 마지막으로 향하는 것이 결국 사랑임을.
알랭 드 보통이 ’회의주의와 신앙‘을 말하면서 “파스칼은 설사 신이 존재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하더라도, 그 작은 가능성이 주는 기쁨이 더 큰 가능성이 주는 공포를 압도하기 때문에 신에 대한 우리의 신앙은 충분히 정당화될 수 있다고 주장(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 알랭 드 보통, 정영목 옮김, 청미래, 2002)”한 것처럼. 우리는 그 무한의 다른 대체재를 만날 확률보다 우리 곁의 토스트 위에 나의 계란 프라이를 맡겨야 되는 것이 아닐까. 결국 어떠한 다른 토스트도 나의 계란 프라이가 쏟아질지 아니면 안전할지는 온전히 나와 그의 관계에 대한 자세에 달렸으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