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철수의 음악캠프

[일상]

by 김동환

2026년 3월 20일 금요일 저녁 6시 38분


배철수의 음악캠프 주파수를 잡는다. 도로를 달리다 보면, 그 주파수는 여기저기로 이동해 라디오 주파수를 다시 맞추어야 한다. 물론 미니로 들을 수도 있겠지만, 이미 나는 진짜 라디오를 좋아하는 라떼일지도.


배철수의 음악캠프를 잘 듣는 이유는 아마도 그 라디오 디제이가 배철수님일 뿐만 아니라 그 시간대가 아마 라디오를 가장 많이 켜게 될 시간임에 틀림없다. 나 또한 20대 이후로 출퇴근 시간에 가장 많이 들은 라디오 프로그램을 들자면 이것이었으니.


그래도 이것을 기억할 수 있는 것은 아마도 그의 꾸준함 때문이었으리라. 그는 1990년에 이 라디오를 시작해 올해 36년째 계속해오고 있다고 한다.


그가 그러면서 어제 저녁 6시 38분에 했던 이야기를 잊을 수 없다. 자세한 것은 기억에서 증발해 버렸지만 그것은 “케잌과 맥주”에 관한 이야기였다. 케잌은 달콤하고 맥주는 시원하지만 그 달콤함과 시원함을 계속 찾다 보면 결국 당뇨병과 알콜 중독을 얻게 된다는 것이다. 오늘 저녁에 시원한 맥주를 먹고 싶었던 나로서는 왠지 마음 한 켠이 켕기기 시작했다.


그러나 하루가 지나 더부룩한 배를 느끼면서 나는 어제 저녁에 들이켰던 맥주 2캔을 떠올린다. 어느 유명한 하버드 대학 심리학 교수는, 세상에서 화낼 일은 없다면서 어떤 일이든 그저 불편함 뿐이라고 마음챙김을 말했지만, 어떤 날에는 단지 화가 났고 화를 내고 싶었으며, 나를 표현하고 싶었고, 그리고 어떤 날에는 맥주를 들이키고 싶었다고. 그 뒤에 정상적인 매너 있는 사람과, 멀쩡한 건강한 사람이 있다고 해도, 그곳에 다다른다고 해도 결코 완전한 정상이나 건강에는 다다를 수는 없다고.


케잌과 맥주를 즐겨 찾지는 않지만 그 말을 들으며, 나는 정상과 건강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우리가 생각하는 정상적이거나 건강한 것이 대자연에 도움이 되는 것인지. 아니면 우리는 점점 더 비정상적이거나 수명을 연장함으로써 좀 더 무엇을 잃어가는 것일 수도.


그리고 나는 “배캠 후드”를 하나 주문했다. 그의 36년을 기념하며, 나 또한 라떼가 되었다고 기념하는 것일 수도. 그가 오래오래 배캠을 진행해 주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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