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적분의 힘 그리고 3월의 계절

[책]

by 김동환

Infinite Powers, Steven Strogatz (2019)

미적분의 힘, 스티븐 스트로가츠(2021), 이충호 옮김


도서관에 들렀다가 이 책을 보게 되었다. 제목에 이끌렸지만, 그 책은 지난번 구매했던 'X의 즐거움‘이라는 책의 저자와 옮긴이가 같았다. 미적분이란 우리가 일상생활에는 전혀 쓸 것 같지 않지만, 세상은 이러한 수학적인 것들로 가득 차 있다.


원의 넓이를 구하는 것부터 미적분이 쓰이지 않는 경우는 흔하지 않다. 그중 내가 흥미를 가진 것은 바로 이 대목이었다.


1을 3으로 나눈 것, 즉 1/3과

이를 소수로 나타낸 것 0.333... 은 같은 것인가?


어릴 적 초등학교 중학교 때에는 이런 것들이 같다고 배운다. 그런데 피자를 예로 들어보자. 우리 앞에 피자가 1판 있다. 나를 포함한 세 친구가 피자를 정확히 3조각으로 나누어 각각 1개씩 접시에 담았다. 그런데 내게 보이는 것은 0.333... 무한 소수로 될 수 있는가? 왜 실제와 무한이 다르게 되는 것일까?


이 물음은 제논의 역설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제논의 역설에서 아킬레스와 거북이의 경주에서 느린 주자(거북이)가 조금이라도 앞서서 출발한다면 빠른 주자(아킬레스)가 느린 주자를 결코 따라잡을 수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왜냐하면, 아킬레스가 거북이 출발한 지점에 도착했을 때에는 그동안 거북이 조금이라도 더 앞으로 이동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다시 아킬레스가 거북이 이동한 그곳에 도착했을 때, 거북은 또다시 거기서 조금이라도 더 앞으로 이동했을 것이다. 누구나 빠른 주자가 느린 주자를 따라잡을 수 있다고 믿기 때문에, 우리의 감각이 우리를 속이는 것이 아니라면, 운동과 공간과 시간에 대해 우리가 생각하는 방식에 뭔가 문제가 있는 것임에 틀림없다.


미적분의 힘, pp.62-63


그러나 이 역설은 일견 타당해 보이지만 역설이 아니라고 저자는 말한다.


즉 아킬레스가 거북의 속도보다 10배 빠르다고 가정한다. 예를 들어 거북은 초속 1 m로 아킬레스는 초속 10 m로 달린다고 가정하고 거북이 10 미터 앞에서 달린다고 가정하자.


처음 아킬레스가 거북이가 출발한 위치로 가려면 1초가 걸린다. 그동안 거북은 1 미터를 간다. 그 거리를 따라잡으려면 아킬레스는 0.1초가 걸린다. 그동안 거북은 0.1미터를 간다. 그것을 따라잡으려면 0.01초가 걸린다. 이런 식으로 거북을 따라잡는 데 걸리는 시간은 아래와 같다.


1+0.1+0.01+0.001 ... = 1.111...


이것을 같은 값의 분수로 고치면 10/9초가 된다. 이것은 아킬레스가 거북을 따라잡고 추월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왜 아킬레스가 절대 거북이를 따라잡지 못한다고 착각하는 것일까. 그것은 바로 우리의 사고가 10진법적 사고에 갇혀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있는 그대로의 사물을 해석하는 언어 시스템, 수학 시스템 등 시스템에 의존하게 되는데, 그 숫자 시스템 중 10진법으로는 절대 아킬레스가 거북이를 따라잡을 수 없는 무한소수의 영역에 도달하는 것이다.


이제 우리는 3월을 지난다. 아침저녁으로는 옷깃을 여미고 보일러를 틀어 온도를 높인다. 낮은 좀 더 가벼운 옷차림이 된다. 그것은 언제나 달력의 숫자에 영향을 받거나 날씨예보의 온도의 영향을 받는다. 그러나 그것은 우리가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단지 숫자로 재단한 우리의 편견이 아닐까. 마치 내 접시 안에 있는 피자 1/3 조각, 아니 그 한 조각을 마치 0.333... 이라는 무한에 가두어 놓은 탓에, 우리는 3월의 햇살에 누군가는 옷깃을 여미고 누군가는 단추를 풀어 다른 이미지를 만들어가는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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