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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디오 Nov 18. 2024

현대해상 이용 후기 1.

나는 개인적으로 그 흔한 실비보험 하나 없다.

그러나 치과에는 여러 보험이 들어있는데 그중 하나는 '치과의사 배상책임보험'이다.

즉, 치료 도중 사고 발생 시를 대비한 보험이다.

치과의사들이라면 배상책임보험 하나쯤은 다들 가지고 있을 것이다.


어느 날 며느리분이 80대 할아버지를 모시고 치과로 오셨다.

며느리분은 원래 우리 치과를 다니시던 환자분이었고, 할아버지는 그날 처음 뵈었다.

할아버지께서 위에 틀니가 자꾸 떨어진다고 다시 하고 싶다고 하셨다.

틀니 치료는 사실 어렵다. 

치료 자체가 어렵다기보다, 틀니라는 물건 자체가 불편하기 때문에 환자분께 적응시키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따라서 틀니 환자분들은 불평불만이 많을 수밖에 없고,

그걸 듣고도 해 드릴 것이 없는 치과의사도 힘들다.


나 아는 사람 누구는 틀니로 뭐도 씹어먹고 뭐도 씹어먹는다.

나 아는 사람 누구는 같이 밥을 여러 번 먹어도 틀니 빠지는 걸 여태껏 한 번도 못 봤다.

네네... 환자분들마다 남은 치아 개수와 잇몸 상태가 다르잖아요. 

그리고 이제 그분들은 적응되신 거죠.


처음 보는 80대 할아버지의 인생 마지막 틀니를 나보고 하라고?

나는 자신 없었다.

"제가 해드리면 좋은데, 제가 틀니를 잘 못 해요."

"아이고 원장님이 그러시면 어디 가서 해요. 여기서 좀 해주세요."


1. 제가 해드리면 좋은데, 잇몸 뼈가 별로 없으셔서 제가 해도 또 떨어질 것 같아요.

2. 아... 할아버지 모시고 다니시기 힘드시죠. 제가 한번 최선을 다해서 해볼게요.


인생은 B(Birth)와 D(Death) 사이의 C(Choice).

나는 2번을 선택했고 마음고생의 문을 스스로 열었다.

이제 나는 할아버지의 '떨어지지 않는 틀니'를 위해 온 내공을 집중시켰다.


그러려면 본뜨는 것이 매우 중요했다. 

본이 잘 나와야 그 뒤의 과정이 착착 진행되기 때문이다.

치과에서 본을 떠 보신 분은 아시겠지만, 뭔가 찰흙 같은 것을 입에 넣고 굳히는 과정이다.

그런데 틀니 본을 뜰 때는 약간 꿀 같은 흐름성을 가진 물질로 본을 뜬다.

그것을 온 입안에 넣고 물고 있어야 하는데, 환자분께서 순간적으로 그 꿀 같은 치과 재료를 삼키셨다.


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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