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얼음 동동, 알싸한 그 맛-
거무튀튀한 색의 면을 뜨거운 물에 넣으면
걸쭉한 물이 생긴다.
눌어붙지 않게 저어주며 뜨거운 김을 참는다.
차가운 물을 추가하며 휘휘 저어
조금 더 끓여 체에 밭쳐 헹군다.
미리 얼려둔 육수는 조물조물 만져서
살얼음으로 만들고,
쪽파와 강판에 간 무, 고추냉이도 준비해야지.
언제나 다이소가 화근이다.
얼마 전 여름 시즌 상품 중에
국수를 올리는 판을 파는 것을 보고는
입에서 냉메밀의 시원한 그 맛이 떠올라버렸지 뭐야.
기왕에 먹으려면 분위기를 내야지.
나무로 엮은 식탁 매트를 깔고
나무젓가락을 꺼내서 상을 차린다.
돌돌 말아 예쁘게 담은 국수 위에
쪽파도 살살, 깨도 살살 올리고.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고,
먹고 죽은 귀신은 때깔도 좋으니
집에서 먹는다고 대충 먹지 않고,
잘 차려 먹자가 나의 모토이다.
"하린 짱! 냉모밀 먹자!”
“하이!”
이심전심이라고 했던가,
딸아이는 짠 것 같이 나의 농을 잘 받아준다.
귀여운 궁둥이를 들썩 거리며
식탁에 앉아서는 인사한다.
“いただきます(잘 먹겠습니다.).“
그러면 나도 두 손을 공손히 모으고
고개를 숙이며 말한다.
“めしあがってください。“
(차린 것은 없지만 맛있게 드세요.)
한 입 후루룩 먹고 엄지를 올리며 말한다
”음~엄마짱, 美味しい!!“(엄마, 맛있어요!)
그러면 또 한껏 톤을 높여 고개를 숙이며 말한다.
“ありがとうございます。“(감사합니다.)
오늘도 한 끼 잘 해치웠다.
皆さん、お疲れ様でした!
(모두들, 수고하셨습니다.)